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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진으로 뛰어든 韓美中 모바일 메신저

박지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2.09 17:32

수정 2014.10.29 21:18

적진으로 뛰어든 韓美中 모바일 메신저

네이버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라인'이 전 세계 모바일 시장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위챗(중국)-왓츠앱(미국)-라인(한국)이 올 한 해 '글로벌 1위' 자리를 굳히기 위한 경쟁을 가속화하면서 'SNS 삼국지'가 벌어지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 지난해 말 기준으로 중국 텐센트의 위챗은 4억70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미국의 왓츠앱은 4억명, 한국의 라인은 3억40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현재로는 위챗이 1위이지만 중국은 내수시장이 워낙 넓고 자국보호산업 정책을 펼치고 있는 중국 정부의 도움으로 이 같은 수치를 달성한 것으로 분석돼 새로운 전략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왓츠앱 역시 내수시장인 미국을 포함한 북미시장을 중심으로 세를 넓힌 것이라 한계에 도달했다는 지적이다. 라인은 일본에서 시작해 동남아시아 및 인도, 남미 등으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적진'에 뛰어들어라

올 한해 이들은 포화 상태를 이룬 내수시장을 넘어 서로의 텃밭을 넘보고 있다.


먼저 위챗은 왓츠앱이 굳건한 1위를 지키고 있는 미국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왓츠앱은 전체 4억명의 가입자 중 3억명이 미국을 중심으로 한 북미지역에 국한돼 있을 정도다. 미국 진출을 위해 위챗을 서비스하고 있는 중국 거대 정보기술(IT) 기업 텐센트는 미국 IT기업 구글과 손잡고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할 계획이다. 위챗의 미국 사용자들이 구글 계정으로 위챗에 접속해 5명의 친구를 확보하면 25달러(약 2만7000원) 상당의 레스토랑닷컴 기프트카드를 선물하기로 했다. 이는 미국 전역의 수천개 레스토랑에서 사용할 수 있다.

라인도 지난해 7일 '라인USA'라는 명칭으로 미국법인 설립을 완료한 뒤 이 법인을 북미와 남미, 유럽시장 공략을 위한 전초기지로 사용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라인USA는 네이버 미국법인과 별도로 라인 사업만을 위한 역할을 하고 있다.

황인준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6일 2013년 4·4분기 콘퍼런스콜에서 "미국을 포함한 서부에선 왓츠앱 점유율이 높고 페이스북이 메신저 역할을 한다"며 "우리 제품(라인) 자체에 차별성을 가지고 승부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선 북미지역에서는 미국에 신규 가입자를 확보하는 쪽으로 움직일 생각이지만 올해 라인의 전체적인 방향은 무조건 다운로드를 늘리는 것보다 기존에 확보된 가입자를 대상으로 충성도를 높여 '1등 국가'를 늘리는 것이 전체적 경영전략"이라고 덧붙였다.

라인은 올해 위챗이 왕좌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시장 공략도 고려 중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구체적인 전략을 말할 수는 없지만 올해 중국시장을 타깃으로 한 큰 전략을 세우고 있다"며 "하지만 자국산업을 보호하는 정책이 강력한 중국시장 진입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시장 선점이 관건

명실상부한 '글로벌 SNS'가 되려면 전 세계 사용자가 골고루 분포돼야 한다. 그러나 왓츠앱은 전체 가입자 4억명 중 3억명이 북미시장에 몰려 있고 위챗도 중국시장에 대부분의 가입자가 쏠려 있다. 결국 신시장 개척이 지속적인 성장을 보장할 수 있는 관건이다.

라인 역시 일본, 동남아시아에서 급격한 성장세를 이뤘지만 새로운 시장 개척이 필수적인 시점이다. 이를 위해 라인은 최근 중남미 지역 최대 통신사 텔레포니카와 제휴를 하고 파이어폭스OS에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스페인, 멕시코, 우루과이, 페루, 콜롬비아, 칠레, 베네수엘라, 브라질 등 8개 국가에서 텔레포니카의 파이어폭스 OS버전에서 라인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라인은 남미 지역의 경우 콜롬비아와 칠레에서 꾸준히 사용자가 늘어 500만명 내외를 기록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1600만명, 스페인에서는 1500만명을 달성했다.


왓츠앱은 북미, 유럽 외에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저용량 데이터 사용을 선호하는 동남아 시장의 특성을 고려한 버전을 제공하며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

위챗은 역시 지난해 7월부터 FC바르셀로나 소속 리오넬 메시를 홍보 모델로 기용하며 유럽, 남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1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위챗, 왓츠앱의 경우 각자의 텃밭을 넘어 신시장을 개척해야 하며 라인은 해외 마케팅 활동이 얼마나 큰 성과를 거두는지가 포인트"라고 말했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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