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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잘내는 당신, 혹시 강박장애 환자?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3.05 16:53

수정 2014.10.29 06:53

화 잘내는 당신, 혹시 강박장애 환자?

강박적인 생각이나 행동은 누구나 조금씩은 갖고 있다.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고집스럽게 지키는 자신만의 습관 같은 것들이다.

하지만 정도가 심해져서 자기 자신도 모르게 자신이 사용하는 물건들은 항상 제 위치에 있어야 안심이 되고, 손을 하루에 열 번 이상 자주 씻어야 마음이 놓이게 되며, 욕실에서는 머리카락 한 올이라도 떨어져 있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면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제춘 교수는 5일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선에서의 강박사고는 자신의 삶을 지탱해주는 약이 될 수 있지만 그 정도가 심하면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줄 수 있어 간과해서는 안 될 정신질환 중의 하나"라고 진단했다.

■20~30대 강박장애 환자 증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강박장애 환자는 2009년 2만1000명에서 2013년 2만4000명으로 5년간 3000명(13.1%)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3.1%다.


2013년을 기준으로 강박장애 진료인원을 연령대별로 보면 20대가 24.0%로 가장 높았고, 30대 21.2%, 40대 16.3% 순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20~30대 환자가 전체 진료인원의 절반에 가까운 45.2%로 나타났다.

유 교수는 "강박장애 환자가 20~30대의 젊은층에서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 극심한 취업난 스트레스, 결혼에 대한 압박, 임신 및 출산 등이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한다.

강박장애의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인지적 입장의 원인은 우연히 떠오른 불쾌한 생각에 대해 과도한 책임감을 느끼고 이 사고를 억제하려고 노력하지만 오히려 더 자주 떠오르게 된다. 이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강박장애로 발전한다.

■질환으로 인식하고 치료해야

강박장애의 치료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강박장애를 '질환'으로 인식하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중요하다.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새로운 대처방식을 습득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 방법으로 강박적인 생각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속으로 '합!'하고 외치거나 손뼉을 살짝 치는 등 자신만이 의식할 수 있는 행동을 정해 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강박장애 치료로는 행동치료나 상담치료 이외에도 약물치료와 수술적 치료가 이용된다.
약물치료는 대뇌의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재흡수 되는 것을 막는 약제가 이용된다.

이 약물의 효과로 증상의 상당한 호전을 볼 수 있으나 약물을 중단하는 경우 재발의 위험이 높아 장기적인 약물의 투여가 필요하다.
심한 경우에는 신경절단술이나 전기자극수술 등 수술적 치료를 할 수 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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