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한국 최대 수출품은 국민의 ‘개인정보’?

박지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4.22 17:22

수정 2014.10.28 04:56

유출된 우리 국민의 개인정보가 전 세계 인터넷에서 유통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발생한 수십번의 개인정보 유출사고로 국내에선 이미 '개인정보=공공정보'라는 자조 섞인 말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구글, 바이두 등 해외 유명 검색사이트에서도 이름, 주소, 주민등록번호, 연락처 등이 담긴 한국인 개인정보가 무작위로 떠돌면서 "한국 최대 수출품은 국민들의 개인정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8년 1월 옥션 회원들의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발생한 이래 최근까지 국내에선 총 19번의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발생했으며, 이 기간 유출된 우리 국민의 개인정보는 총 2억2073만1700여건인 것으로 집계됐다.유출된 개인정보는 국내에서 스팸, 스미싱 등에 활용되며 우리 국민에게 직접적 피해를 발생시키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전 세계 인터넷 망에도 유출된 한국인 개인정보가 유통되면서 전 세계 어디서든 검색만으로 손쉽게 이를 구할 수 있게 됐다.

실제 중국의 네이버로 불리는 포털사이트 바이두에서 '한국인 이름·주민등록번호'라고 검색하면 한국인들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연락처 등의 정보를 보여주는 사이트와 블로그로 연결된다. 특히 중국에서는 내국인으로 한국 게임사이트를 가입하려는 수요가 많아 이를 적극 활용하려는 이용자가 많다. 중국 포털 바이두의 회원수는 6억명에 달한다.

미국 검색사이트 구글 검색창에 'name kssn(Korea Social Security Number)'를 검색해보면 한국인 주민등록번호 얻는 방법(How to get a kssn) 혹은 한국인 주민등록번호 공짜(free kssn)가 검색결과 상위에 노출된다.

김영주 의원실(새정치민주연합)에 따르면 현재까지 집계된 해외 사이트에 유출된 한국인 개인정보는 약 1400만건에 달한다. 의원실 관계자는 "이는 해킹동아리와 인터넷 정보화 학교를 통해 확인한 결과"라며 "최소한 확인된 수치일 뿐, 실제로는 더 많은 수가 유통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을 대비해 국내에서는 인터넷 사이트 가입 시 주민등록번호를 기입하는 대신 일회용 비밀번호(OTP)와 연산암호 등을 사용해 이중로그인 시스템을 적용하거나 휴대폰 본인인증확인절차를 통해 개인정보 도용을 예방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뾰족한 해결책이 없는 실정이다.

지난 7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정홍원 국무총리는 "해외에 유출된 개인정보량은 기술적으로 파악이 어렵다"며 "다만 정부는 인터넷진흥원과 중국 인터넷협회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해서 중국 웹사이트에 유출된 (우리나라 국민의)개인정보를 신속하게 차단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