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앱 개발사 잡아라” 네이버·구글 등 플랫폼 경쟁 격화

박지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6.08 17:23

수정 2014.06.08 17:23

“앱 개발사 잡아라” 네이버·구글 등 플랫폼 경쟁 격화

"국내 한 IT기업은 자사의 오픈마켓에만 우리 게임을 제공하면 2억원의 마케팅비를 지원해준다는 제안을 했다. 혜택을 받고자 해당 내용이 담긴 유지협약계약서를 작성했다. 구글, 텐센트, 알리바바, 카카오, 네이버 등 글로벌 플랫폼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 같은 일은 최근 정보기술(IT) 시장에서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다."(국내 게임사 관계자)

최근 IT업계가 '컨텐츠'에서 '플랫폼' 위주로 경쟁 구도가 재편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구글 플레이스토어, 카카오 게임하기 등 플랫폼 독점 구도에서는 차별화된 콘텐츠가 중요했지만, 플랫폼이 다양해진 상황에서는 이른바 '킬러 타이틀'을 끌어오기 위한 플랫폼 업체 간 경쟁이 고조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구글과 네이버 간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받을 수 있는 국내 오픈마켓을 두고 신경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네이버는 구글이 먼저 싸움을 시작했다고 주장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구글은 네이버 앱스토어와 같은 독립 앱마켓 등록을 불허하는 사업 정책을 펼치고 있어 경쟁이 가능한 앱마켓의 진입을 차단해놓았다"며 "또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스마트폰 이용자가 앱 다운로드 시 10여 단계의 번거로운 절차를 밟아야 하게끔 만들어 두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네이버는 반격에 착수했다. 2012년 6월 구글, 애플 등에 이어 국내 오픈마켓 후발주자로 뛰어든 네이버 앱스토어의 경우 공식적으로는 앱 개발사에 구글플레이(30%)보다 낮은 수수료(20%)를 제시했으며 이용자들에게는 10% 마일리지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비공식적으로는 위 사례처럼 네이버 앱스토어에만 등록하는 조건으로 앱 개발사들에 마케팅비를 지원하고 있다.

구글은 수성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구글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앱 개발사들에 구글 플레이 입점을 적극 홍보했으며 현재는 지상파 TV 광고도 진행하고 있다. 그러자 네이버는 이에 맞서 네이버 포털에서 앱을 검색하면 구글플레이의 검색결과를 없애고 네이버 앱스토어 내 검색결과만 보이도록 변경했다.

업계 관계자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점유율이 80%를 넘는 국내 시장에선 구글플레이가 유리한 상황이지만 최근 네이버가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며 "앱 개발사들 사이에서도 구글의 수수료가 너무 비싸고 실질적인 지원이 없어 대안을 찾는 중이어서 향후 판세를 지켜볼 만하다"고 말했다.

2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게임 플랫폼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지난달 네이버 자회사 캠프모바일 밴드게임이 도전장을 던지며 카카오게임하기 일색이었던 이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밴드게임이 등장하자 위기감을 느낀 카카오게임은 2012년 8월 출시 이래 최근 최초 이벤트를 진행했으며, 이용자들이 게임에 재미를 더할 수 있도록 리그 시스템을 선보이기도 했다. 밴드게임은 카카오게임하기의 킬러 타이틀이었던 애니팡과 같은 게임을 찾기에 분주하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공식적인 사안은 아니지만 킬러 타이틀을 찾기 위해서 직접적인 지원금을 개발사에 지불하는 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중국 IT 공룡 텐센트와 알리바바의 위협도 가시화되고 있다.

알리바바는 모바일 게임 플랫폼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으며 국내 게임사로는 파티게임즈와 손잡고 중국 진출을 도울 예정이다. 텐센트 역시 글로벌 1위 모바일 메신저 위챗을 통해 플랫폼 시장 공략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이 다양해지면서 좋은 콘텐츠를 자사 플랫폼에 싣기 위한 경쟁은 보다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며 "후발주자들은 수수료를 낮게 책정하는 것 말고도 국내외 마케팅, 개발 등에서 전방위적 지원을 해 킬러 타이틀 끌어오기에 한창이다"라고 말했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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