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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삼석 위원 “방통위 정상화 아직 멀었다”

양형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6.12 17:29

수정 2014.06.12 17:29

고삼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왼쪽 첫번째)이 12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고삼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왼쪽 첫번째)이 12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제 의지와 무관하게 방통위에 74일 지각 합류했다. 그간 현안에 눈 감고 입 닫아온 방통위는 정상화돼야 한다."

지각 합류한 고삼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이 12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전체회의에 처음 참석해 쏟아낸 작심 발언이다.

고 위원은 본인의 의지와 무관한 지각 합류에 대한 유감 표명과 함께 3기 방통위의 현안 외면성 행보에 대해 조목조목 지적했다.


이날 회의에는 고 위원을 비롯해 최성준 방통위원장, 허원제 부위원장, 김재홍 상임위원, 이기주 상임위원 등 5인이 참석했다.

3기 방통위 위원 5인이 모두 전체회의에 참석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방통위는 외형상 1명의 위원이 공석인 상태에서 운영돼 외부로부터 '반쪽 방통위'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먼저 고 위원은 모두발언을 통해 세월호 사태와 KBS 사태 등 방송과 관련한 방통위의 비정상적인 행보에 대해 강도 높게 비난했다.

그는 "지난 며칠 언론에서는 저를 포함한 5인의 방통위원이 모두 임명되었기 때문에 '방통위가 정상화됐다'고 평가했지만 인적 구성요건의 충족만으로 방통위가 정상화됐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한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보도참사'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질 정도로 언론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실망이 크다"며 "문제는 공공성과 공정성이 무너진 방송 현장에서 이를 복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방통위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밖에서 지켜본 방통위는 당연히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제 역할을 하지 않거나, 할 수 있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할 수 없다'고 강변하면서 책무를 회피하는 자세를 보였다"며 "방송의 독립과 공정성이 훼손되는 상황에서도 방통위는 눈을 감고 입을 닫고 있었다"고 질타했다.

고 위원은 수적으로 우세한 여당 추천 위원 중심의 일방적인 방통위 운영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수적 우위를 무기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며 "눈과 귀는 항상 크게 뜨고 열어 놓은 상태로, 입장을 밝혀야 할 사안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말하고 행동이 필요할 때는 책임감 있게 움직이겠다"고 역설했다.


고 위원은 공영방송 정상화와 관련, "KBS를 비롯한 공영방송의 위상을 정립하고, 사회적 책무를 확립하는 것은 방통위가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현안 중 현안"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제시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편'이 빠른 시일 내에 논의되고 결과를 도출해야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군자무본(君子務本)이라고 했다"며 "사람이든 조직이든 근본에 충실하면 올바른 길을 찾을 수 있듯 제3기 방송통신위원회 임기 동안에는 대화와 타협, 존중과 배려, 이해와 양보 등이 위원회 운영의 기본원리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마무리했다.


한편, 이날 방통위는 '2015년도 예산안 및 방송통신발전기금 운용계획안에 관한 건'을 심의 의결했다.

hwyang@fnnews.com 양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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