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국내연구진 기억장애 유발 물질 규명 알츠하이머 치료 실마리

김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6.30 14:53

수정 2014.06.30 14:53

알츠하이머 생쥐에게 셀레길린을 7일동안 마시게 한후 생쥐 뇌의 해마부분에서 신경세포가 발화할 확률을 비교한 그래프. 정상 생쥐의 신경세포는 전기자극에 반응해 신경세포가 발화한다(검은색 그래프의 피크 형태). 알츠하이머 생쥐(붉은색 그래프)의 경우 시냅스 전달이 망가진 상태로 발화가 없다. 한편 셀레길린을 마신 생쥐(파란색 그래프)는 정상 생쥐(검은색 그래프)만큼 발화능력을 회복한다.
알츠하이머 생쥐에게 셀레길린을 7일동안 마시게 한후 생쥐 뇌의 해마부분에서 신경세포가 발화할 확률을 비교한 그래프. 정상 생쥐의 신경세포는 전기자극에 반응해 신경세포가 발화한다(검은색 그래프의 피크 형태). 알츠하이머 생쥐(붉은색 그래프)의 경우 시냅스 전달이 망가진 상태로 발화가 없다. 한편 셀레길린을 마신 생쥐(파란색 그래프)는 정상 생쥐(검은색 그래프)만큼 발화능력을 회복한다.

연구팀이 수행한 생쥐의 행동실험 결과, 생쥐는 본능적으로 어두운 장소를 좋아하지만 한번 어두운 장소에서 전기적 자극을 경험한 생쥐는 다시 어두운 장소에 들어가지 않는다. 그러나 알츠하이머에 걸린 생쥐는 전기 자극을 경험했던 장소를 기억하지 못하고 또 다시 어두운 방에 들어간다.<div id='ad_body2' class='ad_center'></div> 연구팀이 알츠하이머 생쥐에 마오-B 억제제를 투입한 결과 200초 넘게 어두운 장소를 기피하는 것으로 나타나 정상쥐와 유사한 기억력을 보였다.
연구팀이 수행한 생쥐의 행동실험 결과, 생쥐는 본능적으로 어두운 장소를 좋아하지만 한번 어두운 장소에서 전기적 자극을 경험한 생쥐는 다시 어두운 장소에 들어가지 않는다. 그러나 알츠하이머에 걸린 생쥐는 전기 자극을 경험했던 장소를 기억하지 못하고 또 다시 어두운 방에 들어간다. 연구팀이 알츠하이머 생쥐에 마오-B 억제제를 투입한 결과 200초 넘게 어두운 장소를 기피하는 것으로 나타나 정상쥐와 유사한 기억력을 보였다.

가바의 기억장애 기전 모식도
가바의 기억장애 기전 모식도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기억장애를 유발하는 '지우개'는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인 '가바(GABA)'이며, 신경세포보다 그 외의 세포들이 기억장애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 크다는 연구결과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발표됐다.

미래창조과학부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이창준 박사연구팀을 중심으로 한 국내외 연구팀이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에서 흔하게 발견되는 반응성 성상교세포가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인 가바(GABA)를 생성·분비하고 이를 통해 기억장애가 발생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연구로 향후 기억력상실, 치매 등과 같은 난치병의 치료 및 차세대 신약개발의 실마리가 제공될 것으로 기대된다.

치매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병인 알츠하이머병은 미국의 경우 65세 인구 8명 중 1명꼴로 발생하는 치명적인 난치병이지만 현재까지 정확한 발병 기전과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연구팀은 기존 연구 대상인 신경세포 대신, 뇌의 60%이상을 차지하는 성상교세포에 집중했고 이는 결국 기억 장애의 비밀을 푸는 열쇠가 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아밀로이드 플라크의 비정상적인 축적이 뇌에서 일어나면 알츠하이머를 일으키는데 정상 성상교세포는 이 플라크 근처에서 '반응성'성상교세포로 변하게 된다.

정상세포보다 세포질이 확장는 등 형태의 변형뿐 아니라 본격적으로 마오-B라는 효소를 활성화시켜 가바를 생성·분비하기 시작한다. 신경세포가 분비하는 가바와 달리 신경세포 주변을 이루는 성상교세포가 분비하는 가바는 신경세포의 정상적인 신호전달을 방해한다는 것. 또 가바가 베스트로핀이라는 특정한 음이온 채널을 통해 외부로 방출된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생쥐에서 마오-B와 베스트로핀을 억제하는 실험을 통해 반응성 성상교세포내 가바의 생성과 분비를 제한하는데 성공, 신경세포의 발화능력과 시냅스 가소성 회복과 함께 기억력을 회복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대표적인 마오-B 억제제 '셀레길린'이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는 큰 효과를 보이지 못하는 원인을 밝혀냄으로써 효과적인 신약모델을 발굴, 후속연구도 진행중이다.

KIST 이창준 단장은 "마오-B효소의 비가역적 결합이 셀레길린 약효가 지속되는데 한계로 작용했다"며 "KIST는 장기 복용 시에도 약효가 지속이 가능할 수있도록 결합과 탈락이 자유로운 가역적 물질을 확보해 실험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세계수준의 연구센터(WCI)사업과 뇌과학연구소의 플래그쉽 과제의 일환으로 수행됐으며 세계적 권위지인 '네이쳐메디슨' 6월 30일자에 게재됐다.

bbrex@fnnews.com 김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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