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억압된 환경서 성장땐 性 왜곡.. 정신과 치료 필요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8.24 17:54

수정 2014.08.24 17:54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이 공공장소에서 중요 부위를 노출해 음란행위를 했다는 것이 사실로 밝혀지면서 '성도착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석정호 교수는 24일 "성도착증은 성적 욕구나 충동의 비정상적인 해소 과정에 의한 행동이나 증상으로 볼 수 있으며, 자아기능이 약해진 상태에서 보일 수 있는 증상"이라며 "인격과 자아기능이 성숙되지 않아 자신의 욕구와 충동을 조절하기 힘든 사람들에게는 범죄로서 다루고 반성하고 성숙할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정신의학적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성도착 경향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수 있다. 정상적인 사람은 성과 관련한 본능적 욕구를 만족시키고 해소하는 방법이 어린 시절부터 어른이 되기까지 정상적이고 적절하게 발달해야 한다. 하지만 유아기 수준의 어떤 단계에 고착된 현상이 성도착증으로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보수적이고 지나치게 억압적인 환경에서 성장한 경우 성적 충동이나 욕구에 대한 건강하고 정상적인 대처방식을 취하지 못하고 왜곡된 방향으로 대처하거나 미숙한 수준의 대처방식에 머무르게 되는 것이다.


석 교수는 "우리 사회가 공동체적 문화를 통한 교육과 인격발달은 이루어지지 못하고 성취와 경쟁 위주의 지식적 교육만이 늘어나고 있다"며 "지식인이라고 해도 인격적 성숙과 자아기능의 발달은 통합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사회지도층이나 고위층에서도 이와 같은 이해할 수 없는 현상들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난과 조롱보다는 우리 공동체 안에서 사회적 문제로 함께 고민하며 성숙한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