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와인타임] 2. 와인에 관한 진실과 거짓-上

이성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3.08 16:51

수정 2014.11.13 15:10



와인을 한 번이라도 접한 사람이건 아니건 간에 와인에 관한 궁금증에는 끝이 없다. 때론 명확한 해답을 내릴 수 없는 것들도 있지만 알게 모르게 왜곡되거나 잘못 알려진 설들 또한 많은 것이 사실이다. 흔히 우리가 갖게 되는 와인에 관한 다양한 궁금증들, 그 중에서도 명쾌한 답을 줄 수 있는 몇 가지들을 한 자리에 모아 보았다.

■와인은 오래될수록 좋은 것일까?

‘오래된 와인이 무조건 좋은 것’이라는 믿음은 특히 유럽 남부, 동유럽 그리고 남미 등지에 아직까지도 존재한다. 이들 지역의 공통점이라면 스페인의 쉐리(sherry)에서 느낄 수 있는 것과 같은 시큼한 맛을 전통적으로 최고로 여겨온 지역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세계적인 추세는 보다 신선하면서 과일의 풍미가 짙은 와인이다.
게다가 시중에 유통되는 대부분의 화이트 와인은 수확한 뒤 2∼3년 안에 마셔야 하며 보르도의 레드 중에서도 빈티지에 따라 어떤 것은 일찍 마셔야 하는 것들도 있다.

모든 와인은 각각 최고의 맛을 지니는 정점이 분명히 있다. 정점이 지속되는 기간 역시 와인마다 다르긴 하지만 이 시기를 지나고 나면 와인은 점차 산화되어 힘과 맛을 잃게 되고 마침내 식초가 되어버린다. 일반적으로 레드는 수확하고서 대개 4∼8년 정도, 화이트는 2∼3년이 마시기 가장 좋은 시기로 본다. 하지만 와인마다 스타일과 잠재력이 다르므로 언제가 와인의 전성기인가를 한데 묶어 정의하는 것은 어렵다.

■레이블에 ‘chateau(샤토)’가 들어 있으면 좋은 와인인가?

그렇지 않다. ‘샤토’는 특히 보르도 지역에서 매우 일반적으로 쓰이고 있는데 와인을 생산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샤토’라 부를 수 있다. 비록 그 건물이 창고나 헛간보다 겨우 조금 나은 정도라 할지라도 이들을 샤토라고 부르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때론 느슨한 법망을 이용해 단일 와이너리가 아닌 생산자조합(co-operatives)에서 만든 와인에도 ‘샤토’를 붙이는 경우가 있다. 이렇듯 와인 이름에 ‘샤토’를 붙이는데 특별한 조건이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므로 와인의 품질과는 상관이 없다.

■와인의 ‘다리’ 혹은 ‘눈물’이 굵을수록 좋은 와인인가?

프랑스에서는 와인의 ‘다리’(legs) 혹은 ‘눈물’(tears). 독일에서는 교회의 창(cathedral windows)이라고 일컫는 이것은 와인을 흔들었다 내려놓으면 잔을 타고 흘러내리는 와인의 모양을 말하는 것이다.
종종 이것이 굵을수록 좋은 와인이라고 여기곤 하는데 이는 충분히 익은 포도로 만들었을 때 와인에 생성되는 다량의 글리세린 때문이며 와인의 점성을 말해준다.

다리가 굵을수록 와인의 보디가 있어 묵직한 맛을 지니며 이는 주로 좋은 와인에서 볼 수 있는 요소 중 하나로 꼽는다.
하지만 와인의 품질을 구성하는 요소는 보디만이 아니므로 다리가 굵다고 해서 꼭 좋은 와인은 아니다.

/최선주/ WSET 코리아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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