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명품도 편식하는 한국인

김은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10.25 17:59

수정 2011.10.25 17:59

루이뷔통과 샤넬 등 '빅2' 명품 브랜드를 편식하는 한국시장 때문에 구찌, 랄프로렌 등이 쩔쩔매고 있다.

루이뷔통은 최근 인천국제공항에 입점하면서 가장 좋은 명당자리에 자리를 잡는 등 한국 명품시장에서 융숭한(?)대접을 받고 있다.

반면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국내 명품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구찌는 최근 루이뷔통과 샤넬 브랜드의 등쌀에 3위로 밀려났다. 에르메스, 에트로와 함께 말 로고를 쓰고 있는 명품 브랜드 랄프로렌도 주요 백화점에 명당자리를 요구하는 굴욕을 자처하고 있다.

25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해외 명품 브랜드 중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브랜드는 루이뷔통, 샤넬, 구찌 순이다. 이 중 루이뷔통과 샤넬은 주요 백화점과 면세점들이 모시기 경쟁을 펼치는 등 '몸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그러나 구찌는 주요 면세점의 올해 매출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등 명품의 위세가 추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구찌 코리아는 떨어진 매출을 만회하기 위해 면세점 수수료를 낮춰달라는 초강수를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화점업계는 이처럼 특정 명품 브랜드에 매출이 몰리는 것은 우리나라 명품 구매 시장이 아직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국내 주요 백화점 관계자는 "해외명품이 국내에 알려지고 판매가 본격적으로 늘어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며 "국내 소비자들이 자신의 개성과 취향에 맞는 브랜드 상품을 구매하기보다는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 제품을 구매해 타인에게 과시하기 위한 목적성 구매가 큰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시장에서 품질, 디자인 등에 대해 널리 인정을 받은 제품을 안정적으로 구매하려는 경향도 특정 브랜드에 몰리는 한 요인이 됐다"고 덧붙였다.

명품 구매 시장의 초기단계에서는 가방이 가장 많이 팔린다. 그 다음은 의류, 주얼리 등의 순이다. 이를 입증이나 하듯 루이뷔통 가방은 흔하게 볼 수 있다 해서 여자이름 중 많이 쓰이는 지영이를 본떠 '지영이백'이라고 불린다.


우리나라가 루이뷔통에 이렇게 열광하는 것은 7∼8년 전 일본 상황과 비슷하다. 2000년대 초반 루이뷔통은 일본에서 크게 히트를 했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와 중국에서 루이뷔통을 찾는 마니아층이 두껍게 형성되기 시작, 루이뷔통 프랑스 본사 매장까지 한국·중국인들이 점령하기에 이르렀다.

/happyny777@fnnews.com김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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