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부유층도 부업전선 뛴다

김시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12.27 12:19

수정 2014.11.07 11:05


혹독한 불황의 그늘이 드리운 2004년. 올해 서민은 말할 것도 없고 부유층마저 생활전선에 뛰쳐나오도록 할 만큼 어렵고 힘든 한 해였다. 불황극복을 위해 직장인은 투잡스족이 됐고 부유층마저 부업전선에 뛰어들었다.

신흥 부촌인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에 사는 주부 최모씨(37세)는 최근 아파트소비조합이 공모한 2차 조합장 모집에 공모, 조합장으로 선출됐다.

아파트소비조합은 지난 9월 출범, 현재 1200개 아파트 단지와 1만 여명의 조합원을 확보하고 공동구매를 통해 저렴하게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최씨가 맡은 조합장은 입주민들에게 농산물부터 생활용품까지 공동구매 할 수 있도록 게시판에 게재하고 매출액의 일정액을 수익으로 받아가는 부업. 예상수입 월 100만원 정도이지만 타워팰리스를 포함해서 10억 이상 고가 아파트 입주자만 100여명 이상이 몰려 들었다.

대학생들의 창업열기도 더욱 뜨겁게 확산되고 있다.
‘청년 실업 40만 시대’를 맞아 예비 졸업자들이 취업 대신 창업전선에 뛰어들고 있는 것.

코리아센터닷컴에 따르면 자사 서비스를 이용해 창업한 쇼핑몰은 지난해 3250개에서 올해는 77% 증가한 6240개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인터넷 쇼핑몰 4만8000여개 중 대학 재학생이 운영중이거나 취업 준비 중 창업한 경우가 13%나 된다는 점이다.

직장인의 투잡스 행렬도 가속화하고 있다.
가정 방문 교사인 양윤경(27)씨는 올 초부터 학생수가 줄자 밤이나 주말을 이용해 유명 쇼핑센터에서 옷가게 사업을 하는 투잡스 족으로 뛰고 있다.

투잡스를 준비한다는 회사원 정인석(34)씨는 “정부가 내년에 경제성장율을 높이고 일자리를 늘린다고는 하지만 경제사정이 크게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면서 “지금 직장을 다니고 있지만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안감 때문에 내년초부터 투잡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5일 근무제 실시로 한편에서는 레저 붐이 일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생계를 걱정하면서 밤잠까지 설치며 투잡스에 나서는 오늘. 2004년 한해를 마감하는 우리의 피할 수 없는 현주소다.

/ sykim@fnnews.com 김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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