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자고나면 치솟는 물가 ‘자린고비’ 소비가 뜬다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3.07 16:49

수정 2014.11.07 01:26

물가 급등 여파로 한국의 소비 형태(문화)가 바뀌고 있다. 휘발유값 상승으로 대중교통 이용자는 늘어났고, 생활물가가 치솟자 외식 문화도 '자린고비형'으로 바뀌고 있다.

유통가에선 좀 더 값싼 물건을 찾기 위한 소비자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그러나 백화점 명품 코너에는 여전히 '명품족'이 몰리는 등 소비양극화 현상도 뚜렷해지고 있다.

먼저 고물가 폭풍에 생활비를 아껴쓰려는 사람이 늘면서 '짠돌이·짠순이형' 외식족을 흔히 볼 수 있다. 특정 시간대에 음식값을 깎아주거나 덤을 주는 외식업체를 주로 찾는다.


숯불구이전문점 강강술래는 고객의 방문이 뜸한 오후 9시 이후 매출이 20% 이상 올랐다. 인기 메뉴를 2인분 주문하면 추가로 1인분을 제공하는 '2+1' 행사에 알뜰 외식족이 몰렸기 때문이다.

김민재 강강술래 상계점장은 7일 "손님이 뜸한 시간대에 행사를 마련했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이 몰려 서민경제가 어려워졌음을 실감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편의점에서는 교통카드 충전이 늘었고 저렴한 가격대에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삼각김밥·도시락 매출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훼미리마트의 경우 지난 2월 교통카드 충전 매출 비중이 지난해 동기 대비 130% 이상 증가했다. 자가용 운전자들이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으로 갈아타고 있기 때문.

실제로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에 따르면 지난달 넷째주에는 하루 평균 478만5990명이 1∼4호선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나 전년 대비 4.2%나 이용인원이 급증했다.

최근 삼각김밥과 도시락 매출이 크게 늘었다.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대학 주변 220여개 점포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삼각김밥 매출이 전주보다 99.3%나 늘었고 도시락 매출도 30.5% 증가했다.

화장품 시장에도 실속 소비자가 늘고 있다. 기존 제품보다 용량이 큰 한정판 대용량 제품을 구하기 위해 장사진을 이루는 것은 다반사다. 특히 일부 소비자는 '아이섀도'나 '블러셔' '립밤' 등 여러 컬러의 제품을 공동구매해 소량으로 쪼개 나눠 쓰고 있다. 여러 가지 색 가운데 한 가지만 산 후 커뮤니티를 통해 만난 사람들과 6가지, 8가지 색으로 쪼개어 함께 쓰는 형식이다.

고물가 여파는 명품과 저가 상품의 동반 매출 고공행진이라는 소비패턴 양극화도 불러왔다. 대형마트에서는 일반 제품보다 가격이 보통 20∼30% 저렴한 자체상표(PB) 제품 선호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PB 제품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년 전 7% 선에서 지난해 24%로 3배 이상 껑충 뛰었다.

그러나 백화점의 대명사인 명품 소비도 꾸준히 늘면서 물가 상승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2월 명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7.5%나 급신장했다.

/cgapc@fnnews.com최갑천 유현희 김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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