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新소비주류로 떠오른 2030세대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4.25 22:11

수정 2014.11.06 20:29

20, 30대 젊은 고객층이 '신(新) 소비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백화점은 구매력이 높은 중·장년층에 집중했던 기존의 영업전략을 수정해 젊은 층을 타깃 마케팅 대상으로 삼았으며, 온라인몰에서는 30대 남성들이 최고의 고객으로 부상하고 있다.

■30대 싱글남 온라인쇼핑몰서 ‘衣·食’ 모두 해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제작사 개발팀장인 박종권씨(37)는 온라인에서 웬만한 것은 다 해결하는 ‘온의식족’이다. 온의식족은 ‘온’라인 쇼핑으로 ‘의’류 구입과 ‘식’생활을 해결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박씨는 30대 중반을 넘어서 ‘솔로’인 것도 서러운데 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쇼핑을 할 때면 “부인 것을 사러 왔느냐” 등의 말을 듣는 것은 기본이고, 혼자 쇼핑하는 것을 이상하게 쳐다보는 시선 때문에 마음 편하게 물건을 살 수가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온라인 쇼핑으로 속옷, 양말부터 식품 등을 구매하고 있다.


최근 박씨와 같은 30대 중반의 싱글남들이 온라인 쇼핑의 ‘큰 손’으로 뜨고 있다.

전자상거래 통합 솔루션 메이크샵은 쇼핑몰 127곳의 이용객 추이를 조사한 결과 30대 중반 싱글남들의 회원 가입이 매월 25% 이상 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패션·의류 부문에서는 약 20% 증가했고 주방, 식품, 인테리어 36%, 취미(애완용품/레저/스포츠) 46%, 기타(서적, 건강, 액세서리 등)는 약 13% 상승했다. 이들의 한달 평균 지출비용은 11만∼15만원으로 36.6%를 차지,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다음은 6만∼10만원으로 29%, 16만∼20만원이 19.6%, 21만원 이상이 14.8%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온라인 쇼핑몰을 찾는 것은 오프라인에서 혼자 쇼핑하는 ‘두려움’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아침배달 전문몰 명가아침의 홍기용 대표는 “가입된 회원 중 7000명 정도가 30대 싱글남이며 현재 가입자가 계속 늘고 있어 올해 상반기 1만명을 돌파할 것”이라며 “이들은 마트 등에서 물건을 살 때 옆에서 챙겨주는 판매원을 대하는 것도 두려워해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끼니를 해결한다”고 말했다.

남성패션 전문몰 블루포스는 봄이 되면서 하루 평균 주문자수의 절반 정도가 30대 싱글남이다.

박주경 블루포스 대표는 “오프라인 매장으로 물건 사러가기 쑥쓰러운 30대 싱글들은 주문 시 코디까지 부탁하는 경우가 있어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 쇼핑몰 고객인 김제명씨(36)는 “오프라인 매장에 갔다가 ‘애인하고 만나려 하느냐’ ‘선보러 가느냐’ 등 민망한 질문을 많이 듣게 돼 온라인에서 웬만한 건 다 해결한다”고 말했다.

여성고객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애완용품 구매에 노총각들도 합세 중이다. 고슴도치 용품을 취급하는 도치퀸의 조은영 대표는 “혼자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고슴도치를 분양할 때면 30대 싱글남들이 매장을 많이 찾고 있다”며 “분양을 받은 후 e메일과 전화로 고슴도치 키우는 요령을 많이 물어본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20대 중반~20대 초반 고객에 주목

롯데백화점이 올해 타깃 고객층을 20, 30대로 정하고 공격적인 영업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사회 초년생인 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 고객들은 중장년층에 비해 매출 비중은 저조하지만 미래의 '충성고객'을 붙잡기 위한 포석이라는 점에서 백화점업계 전략에 새로운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25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이달 초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20대 고객 비중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이 최대 화두로 떠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백화점 영업전략은 소비력이 높은 40대 이상 중년층에 집중돼 있었다"며 "하지만 잠재적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게 앞으로의 백화점 경쟁력이라는 내부 공감대가 커지면서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경영전략회의에서는 상품본부를 비롯한 각 부서마다 20대 비중을 높이기 위한 광범위한 전략들이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백화점이 이 같은 영업전략 변화에 나선 것은 20대와 30대 초반 고객들의 잠재력 때문이다.

실제 롯데백화점이 최근 5년간 구매객 추이를 분석한 결과 30대에 이어 20대가 고객 비중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2006년까지만 하더라도 롯데백화점 고객 비중은 30대가 33%로 1위였고, 40대가 23.5%로 20대(22.6%)보다 앞섰다. 하지만 2007년 들어 20대가 25.4%로 40대(22.6%)를 추월한 이후 2008년 26.2%, 2009년 25.2%, 2010년 23.5%로 줄곧 2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비해 20대의 구매액 비중은 최근 5년간 14∼17% 수준에 머물러 20%가 넘는 30대, 40대, 50대에 이어 4위에 그치고 있다. 이는 20대 고객이 고객 비중은 높지만 구매액은 낮은 소비 유동층이기 때문에 충성고객들인 40, 50대에 비해 마케팅 전략에 따라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고 보게 하는 대목이다.

아울러 롯데백화점은 20대 여성의 1인당 연간 구매액도 2007년 61만원에서 2009년 73만원, 2010년 78만원으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명품 구매객 중 20대 구성비도 2008년 24%에서 지난해 28%로 상승하면서 영업전략 다변화가 필요했다.

이에 따라 롯데백화점은 올 들어 20, 30대 젊은 층을 겨냥한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2일 서울 소공동 본점 영플라자는 기존 5층에 있던 게스, 리바이스 등 진 브랜드를 영트렌드 캐주얼 매장인 4층으로 집결시켰다. 또한 나이키, 아디다스 운동화 매장을 입점시켜 인근 명동 로드숍을 이용하는 젊은 층을 흡수한다는 전략이다.


이 밖에 영등포점, 강남점 등을 내년까지 리뉴얼해 영 상품군을 대폭 강화하고 유니클로, 자라 등 의류 제조·직매형(SPA) 브랜드를 대거 입점시킬 계획이다.

/cgapc@fnnews.com최갑천 김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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