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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륙 와인,유럽에 4:1 승

유현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10.10 17:19

수정 2014.11.20 13:45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도 신대륙 와인의 아성을 무너뜨리진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뉴스가 10일 주요 와인 수입업체 5개사의 올해 판매량 1위 와인을 조사한 결과 유럽산 와인은 1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와인은 모두 칠레·미국산 와인이었다.

수입사별 1위 와인인 금양인터내셔날의 '1865', 나라셀라의 '몬테스', LG상사 트윈와인의 '비냐 마이포' 등이 칠레산이었다. 신동와인은 미국산 '로버트몬다비'가 가장 많이 판매됐다. 유럽산 와인으로 유일하게 수입사 판매 1위에 오른 와인은 레뱅드매일의 '요리오'였다.


나라셀라의 베스트셀링 와인인 몬테스는 50만병 가까운 판매실적을 올렸다. 몬테스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와인으로 연간 65만병이 판매된다. '골퍼 와인'으로 알려진 1865의 판매량은 지난달 말까지 27만4000병에 달했다.

이처럼 한·EU FTA가 체결됐음에도 신대륙 와인의 강세가 이어지는 것에 대해 와인업계에선 "FTA효과가 나타나는 시기는 발효 직후가 아닌 10월 이후"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와인 수입은 선물거래로 이뤄지기 때문에 2∼3개월 전 미리 수입을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수입사별 1위 와인의 특징을 살펴보면 1865는 18홀에 65타를 친다는 의미로 골퍼 사이에 인기를 얻었기 때문이다. 외우기 쉬운 숫자 마케팅도 보탬이 됐다. 매년 1865는 리미티드 에디션을 선보이는데 한정수량 중 한국에 가장 많은 양이 배정될 정도로 국내에서 인기가 높다.

나라셀라의 몬테스는 지난해 국내 수입 와인 중 유일하게 누적 판매량 400만병을 돌파한 와인으로 '국민 와인'이라는 애칭이 따라다닌다.

신동와인의 로버트 몬다비는 미국 와인의 전설로 통한다. 실제로 백악관 만찬에 자주 등장하는 이 와인은 국내에서 매년 20만병이 판매되고 있다. 올해도 무난히 연평균 판매량을 달성할 전망이다.

신동와인의 칠레산 에라주리즈 와인도 15만병이 판매되면서 신대륙 와인의 돌풍의 핵으로 등장했다.

LG상사 트윈와인의 대표 와인인 칠레산 비냐 마이포도 올 1∼9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5% 신장되면서 수입와인 중 판매량 1위 자리를 지켰다. LG그룹 '구본준 부회장의 와인'으로도 유명한 비냐 마이포는 최근 '먼나라 이웃나라' 이원복 교수의 와인 셀렉션으로 선정되면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조사대상 수입사 중 유일하게 유럽산 와인 판매량이 가장 많았던 레뱅드매일의 판매 1위 와인은 요리오다.
이탈리아 와인인 요리오는 '신의 물방울'과 '식객'에 소개된 와인임에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3만원대여서 많은 인기를 얻었다.

이처럼 주요 와인 수입사의 판매 제품 중 여전히 칠레산이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상황이 조금 달라질 전망이다.


와인업계에서는 지난 8월 한·EU FTA가 발효됐지만 실제로 유럽산 와인으로 대표되는 구대륙 와인과 미국·칠레산 등 신대륙 와인이 본격적인 경쟁구도를 이루는 것은 내년부터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yhh1209@fnnews.com유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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