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쇼핑가 ‘性域’을 없애다] 가방·구두·시계브랜드 “남성들 지갑을 열어라”

김은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10.10 17:17

수정 2014.11.20 13:45

유통업계와 아웃도어 시장이 '성(性)' 붕괴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여성들이 소비 주류였던 백화점에는 남성들만의 쇼핑 공간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남성들이 소비 시장의 주류로 떠오르는 것이다.

반면, 남성들이 주도하던 아웃도어 시장은 패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미니 스커트가 등산복의 트렌드로 자리 잡을 정도로 아웃도어 시장의 '여풍(女風)'은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백화점 등 유통가가 기존 여성 중심의 마케팅을 '남성'으로 바꾸고 있다.


여성들의 지출이 많았던 핸드백, 구두, 의류, 보석 등 명품브랜드와 화장품 등에 남성들이 적극적으로 지갑을 열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서울 남대문 본점에서 운영하고 있는 시계 멀티숍 '드로 어 서클'에 지난달 말 입점한 예거르쿨트르, 율리스나르덴, 자케드로 3개 명품 시계 브랜드가 현재까지 당초 예상 목표보다 200%를 뛰어넘는 매출을 기록했다고 10일 밝혔다. 드로 어 서클은 롤렉스를 비롯해 브라이틀링, 아이더블유씨, 바쉐론 콘스탄틴 등 1000만∼3000만원을 호가하는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의 제품을 판매해왔다.

이에 대해 신세계백화점 측은 "핸드백, 구두 등 다양한 명품을 좋아하는 여성들에 비해 남성들은 자동차, 시계 등 작은 범위에 국한돼 있는 경우가 많다"며 "정통 명품 시계 브랜드들은 자동차로 치면 페라리와 같은 전문스포츠카에 해당돼 열광하는 남성들이 점점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백화점은 명품 시계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로 편집숍(여러 브랜드의 집합형태)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경쟁 백화점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전략이다. 실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최근 6층 전체를 남성 전문관으로 개조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백화점 방문이 늘고 있는 남성고객들을 위해 영등포점에는 남성전용 쉼터인 '맨즈 라운지'라는 공간을 만들었다. 이곳에는 남성들을 위한 테이블과 소파, TV, 잡지, 인터넷이 가능한 컴퓨터 2대가 마련됐다.

국내서 매출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수입화장품 브랜드 키엘은 서울 삼청동에 부티크를 열고 남성전용 상담석을 마련했다. 남성들은 자신의 피부타입에 적합한 화장품을 충분한 상담을 통해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여성들이 선호하는 스파에도 남성전용이 생겼다.


서울 신사동에 위치한 리버사이드호텔은 남성 전용 스파 시설인 '더메디스파'를 선보이고 있다. 더메디스파 안에서는 과도한 업무량과 잦은 야근에 시달리는 남성들의 심신을 치유하기 위한 목적으로 한의사와 태릉선수촌 근무경력의 마사지사가 항상 대기 중이다.
또 테라피와 마사지가 결합된 테라피룸에서 누적된 피로와 뭉친 근육을 풀 수 있으며 개별모니터가 장착된 수면시설인 릴랙스룸에서는 발마사지를 받을 수 있다.

/happyny777@fnnews.com김은진기자

■사진설명=율리스 나르덴 남성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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