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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믹스 돼지목살급 지방’ 논란에 양돈 농가 날벼락

김주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2.15 17:45

수정 2013.02.15 17:45

돼지고기 가격 폭락으로 양돈 농가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인스턴트 커피믹스에 돼지고기 목살 수준의 지방이 함유됐다는 내용의 보도가 나오면서 농가들의 시름이 더해지고 있다.

돼지 산지가격이 지난해 가을부터 폭락하기 시작해 요즘 출하되는 돼지 110kg 기준으로 24만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돼지 출하에 드는 비용은 36만원. 결국 돼지 한 마리를 출하할 때마다 양돈 농가들은 12만원의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6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일부 농가는 사실상 부도 위기에 놓이게 됐다. 돼지가격 폭락의 가장 큰 이유는 구제역 파동 이후 무관세로 수입된 돼지고기 물량이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커피믹스 돼지 목살급 지방 함유' 보도가 나오자 돼지고기의 지방함유율이 매우 높아 마치 건강을 위협하는 수준이라는 오해를 사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국산돼지 한돈의 소비촉진단체인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는 "황 교수팀의 자료에 따르면 커피 크리머와 커피믹스의 지방함유율이 돼지고기 목살이나 삼겹살과 유사한 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라며 "그러나 분말커피와 돼지고기라는 완전히 다른 식품에 있어 단지 함유율이 유사하다는 이유만으로 비교대상이 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위원회는 "커피믹스의 지방함량 비율이 '돼지고기 목살급'이라는 표현은 돼지고기의 지방함유율이 매우 높아 마치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것으로 보여질 소지가 매우 크다"며 "이는 최근 장기간 저돈가 사태 및 돼지고기 소비 저하로 인해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는 국내 한돈농가에게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며 커피믹스 지방함유율 관련 보도에 있어 돼지고기와 직접 비교해 표현하지 않도록 해줄 것을 요청했다.

앞서 지난 14일 일부 언론매체는 '한국식품영양과학회지' 최근호에 실린 서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황금택 교수팀의 연구결과를 인용해 국내에서 시판되는 커피크리머 14개, 커피믹스 11개의 지방·포화지방 함량을 분석한 결과 커피 크리머와 커피믹스에 각각 돼지고기 삼겹살과 목살 수준의 지방이 함유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황 교수팀에 따르면 커피 크리머 14개 제품의 지방 함량 비율은 15.4∼28.5%였으며 그 중 9개의 지방 함량이 25%를 넘었고, 1개 제품의 지방은 돼지고기 삼겹살의 지방 함유 비율(28.4%)과 비슷했다.

또한 인스턴트 커피믹스 11개 제품의 지방 함량은 7.7∼14%였으며 1개 제품을 제외하고는 모두 10%를 넘었고, 이는 돼지고기 목살의 지방 함량인 9.5%와 비슷한 수준이다.

연구팀은 또 14개의 크리머 중 12개 제품에 포화지방산의 함량이 90% 이상이었고, 커피믹스는 11가지 제품 모두 포화지방 비율이 99%를 넘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와 관련 해당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동서식품도 황 교수팀의 연구결과에 대해 즉각 반박에 나섰다.

동서식품은 15일 "커피믹스 1봉지에 들어있는 지방의 양은 1.6g으로 삼겹살 1인분의 56.8g에 비해 2.8% 수준에 불과하다"며 "이는 지방 1일 권장 섭취량 50g의 3.2%에 불과한 미량"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커피믹스에 들어있는 크리머의 지방은 식물성으로써, 섭취 후 독서 20분 또는 산책 12분만으로도 100% 소모되는 양"이라며 "트랜스지방과 콜레스테롤 성분도 없다"고 강조했다.

onnews@fnnews.com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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