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식품업계 “주재료값 올라.. 하반기 가격인상 불가피”

조지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7.30 03:53

수정 2014.11.04 15:07

식품업계 “주재료값 올라.. 하반기 가격인상 불가피”

지난 24일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제품가격 인상폭과 인상시기 신중 검토'라는 보도자료를 내놨다. 핵심 내용은 원유가 인상으로 인해 유제품 가격 인상이 되겠으나 그 인상폭과 인상시기는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는 것.

이처럼 서울우유가 제품 가격 인상과 관련해 보도자료를 내놓은 것은 생필품가격 인상에 대해 국민은 물론 정부의 관심이 집중된 상황에서 섣부른 가격 인상으로 인해 여론의 뭇매를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우유 측은 가격을 일방적으로 올리는 것이 아니라 올해 처음으로 시행되는 원유가격 원동제에 따라 유제품 가격이 인상될 것이라고 상세히 설명했다. 낙농진흥회에서 통계청이 발표한 우유생산비와 소비자 물가상승률 변동분을 반영해 '협상'이 아닌 '공식'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 더불어 국내 경제 여건과 소비자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납득할 수 있는 적정 수준에서 가격을 인상한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식음료 업계의 이 같은 친절한 설명(?)은 하반기 들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이번 유제품 가격 인상으로 빵, 커피음료, 아이스크림 등 우유를 재료로 쓰는 제품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탓에 가격 상승의 불가피성을 호소하는 업체들이 등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제빵업계 관계자는 29일 "장기계약으로 단기간에 제품 가격이 오르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주원재료인 밀가루와 우유 가격이 상승한 만큼 빵 가격 인상을 신중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인한 '폭풍 비난'을 직접 눈으로 목격했기 때문에 얼마나 용감하게 가격을 올릴 수 있을지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식음료 업체들의 가격 인상이 어려워지면 편법을 사용하는 업체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오리온은 올해 초 비스킷 제품인 '다이제' 가격을 25~33% 올렸지만 뒤늦게 제품 리뉴얼을 통한 가격 조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정부도 공정거래위원회와 국세청을 통해 가공식품 업체들의 편법 가격 인상에 대해 강력히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업체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됐다.


업계 관계자는 "계속되는 불황에 영업이익은 하락하고 원자재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면서 "식음료 제품이 서민 물가 잡기의 대표 제품으로 각인되면서 쉽게 가격을 올릴 수 없어 어려움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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