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홈쇼핑은 벌써 겨울

이보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9.24 17:15

수정 2014.11.03 11:21

홈쇼핑은 벌써 겨울

'겨울상품에 승부를 건다.'

짧아진 가을과 길어진 추운 겨울이 홈쇼핑사들의 상품 편성을 바꾸고 있다. 홈쇼핑사들은 가을 아이템 비중을 축소하고 일찌감치 모피코트·거위털 침구 등 겨울시즌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CJ오쇼핑의 경우 날씨에 민감한 여성복 론칭 상품 수를 비교해본 결과 가을 상품 비중은 전년보다 30% 줄어든 반면 겨울 상품 비중은 늘었다.

간절기가 짧아진 데다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가을 아이템을 구입하기보다는 봄에 사뒀던 상품을 활용하고, 겨울 제품이 론칭하면 옷을 구매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을이 짧아진 대신 추운 겨울이 길어지면서 가을에 구매한 상품은 오래 입을 수 없을 것이라는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겨울 시즌 상품 론칭도 대거 앞당겼다. CJ오쇼핑에서는 여성복 브랜드 '마코(Macau)'의 겨울 시즌 상품인 50만원 상당의 퍼(fur)제품 론칭 방송을 지난 8월 20일 진행했다. 이날 방송에서 목표치보다 15%가량 높은 매출을 올렸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GS샵은 가을 신상품과 함께 겨울 신상품을 지난해보다 한 달가량 일찍 론칭하고 물량도 지난해보다 3배가량 늘렸다.

지난달 31일 패션 전문 프로그램 '더컬렉션'에서 선보인 'D ONTHE LABEL 휘메일 밍크코트'는 500만원에 가까운 고가임에도 준비된 수량 100벌이 방송 15분 만에 매진됐다.

현대홈쇼핑도 매년 11월 초 선보였던 겨울 패션 상품을 올해는 2~3주 앞당겨 10월 중순부터 선보일 예정이다. 상대적으로 가을 상품으로 분류되는 '니트, 카디건, 조끼' 아이템은 방송 편성을 예년보다 15% 줄였다.

아울러 가을·겨울 아이템을 결합한 상품도 눈길을 끌고 있다. CJ오쇼핑의 '지오송지오 3way 로얄폭스퍼 패딩 트렌치 세트'는 패딩과 트렌치 사파리를 겹쳐서 입을 수 있는 상품으로, 가을에는 트렌치 사파리만, 겨울엔 패딩 위에 트렌치 사파리를 덧입도록 기획했다.

윤정민 현대홈쇼핑 편성담당자는 "짧아지는 가을 시즌을 겨냥하기보다는 긴 겨울을 준비하는 것이 의류업체 입장에서 재고 소진이나 물량 관리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면서 "특히 올겨울 의류의 특성은 아주 추운 한겨울 때뿐만 아니라 초겨울이나 이른 봄까지 탈부착 혹은 겹겹이 입을 수 있는 아이템들 위주로 기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패션뿐만 아니라 침구세트 등 겨울 상품도 예년보다 한 달가량 앞당겨 선보이고 있다.

GS샵은 지난해 10월 첫선을 보였던 거위털 이불이나 극세사 이불 등 겨울용 침구세트를 올해는 9월에 선보였다. 지난주 판매한 '헝가리산 거위털 침구세트'는 1시간 만에 약 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GS샵 관계자는 "겨울 침구세트는 방송마다 목표치를 20~30% 넘게 기록하고 있다"면서 "겨울이 일찍 시작되는 것은 물론 한파가 예상돼 겨울 침구세트 물량을 지난해보다 30%가량 더 준비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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