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이른 봄 날씨에 ‘간절기 상품’ 잘 팔린다

이보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3.27 17:58

수정 2014.10.29 01:07

예년보다 따뜻해진 날씨가 백화점과 홈쇼핑, 대형마트 풍경을 바꿔놓고 있다. 길어진 겨울과 봄 꽃샘추위로 이름값 못한 봄 간절기 상품들이 몇 년 만에 웃음을 되찾았다. 여름도 일찍 찾아올 것이란 전망에 홈쇼핑은 상품 할인 및 론칭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 출하 시기가 일러진 과일, 수산물 등은 매출 판도를 흔들고 있다.

■간절기 의류 '부활'

27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날씨가 풀리기 시작한 2월 중순부터 이달까지 트렌치코트와 야상 등 간절기 아우터 상품 매출이 지난해보다 두배 가까이 늘었다. 상품별로 보면 야상이 115%로 가장 많이 늘었고 그 뒤를 트렌치코트(92%)와 재킷(68%)이 이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는 4월 한 달간 23일이나 전국 기온이 평년보다 낮은 기온을 보이는 등 17년 만에 가장 추운 봄이어서 간절기 의류 수요가 적었다"면서 "올해는 2월 평균기온이 지난해보다 2~4도 높고, 꽃샘추위도 사라진 탓에 간절기 상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봄 간절기 아우터의 인기에 힘입어 캐주얼의류, 컨템포러리의류 장르도 10%대의 두자릿수 신장률을 기록했다.

GS샵도 이른 봄날씨에 봄 신상품을 예년보다 1주일가량 일찍 선보였다. 특히 블라우스, 티셔츠 등의 이너 아이템 비중을 50% 늘려 판매하고 있다. 지난 24일 오전 10시45분에 방송한 '페플럼제이 이자벨 블라우스 3종'은 30분 만에 주문액이 3억원을 넘기도 했다.

홈쇼핑들은 여름도 일찍 올 것으로 전망하고 할인 및 론칭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28일 '봄 패션·뷰티 특가쇼'를 열고 최대 20만원 인하된 상품들로 10시간 특집방송을 진행한다. GS샵은 봄 의류는 예년보다 열흘 앞당겨 할인판매를 시작하고 여름의류는 1~2주 앞당겨 신상품을 론칭할 계획이다.

■여름과일 '참외' 3월 인기 과일로

이상기후는 신선식품 매출 순위도 흔들고 있다. 여름 대표 과일인 참외가 3월 국산 과일 매출 순위에서 2위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롯데마트에서 참외(18.2%)가 국산 과일 매출 순위에서 딸기(33.1%)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참외가 3월에 인기 과일 2위를 차지한 것은 처음이다. 전체 과일 매출 순위에서도 올해 처음으로 4위를 기록했다. 3∼5위는 각각 사과(15.3%), 토마토(14.1%), 감귤(12.6%)이었다. 참외는 보통 2월 초부터 출하돼 4∼6월이 성수기다. 전체 매출의 70%에 육박하는 매출이 이때 발생한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해보다 열흘 앞선 1월 중순에 처음 출하됐고 가격도 10% 저렴해져 매출도 지난해 동기보다 3.5배 이상 늘었다.


앞으로도 신선식품 조기 출하 현상은 다른 품목들의 월별 매출 순위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출하 및 등장 시기가 앞당겨지는 만큼 매출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재우 롯데마트 마케팅전략팀장은 "올해 참외, 수박, 꽃게, 도다리 등도 매장에 평소보다 이른 시점에 등장했다"면서 "소비자는 제철 신선식품을 보다 빨리 맛볼 수 있고,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매출에 효자 노릇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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