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美-中,‘위안화 절상’ 설전 가열

김기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3.25 17:02

수정 2010.03.25 17:02

미국 상무부가 다음 달 15일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이 큰 가운데 위안화 절상을 놓고 미국과 중국 간 설전이 가열되고 있다. 미국은 '독립'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중국을 자극했고 이에 대해 중국은 외국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맞섰다.

이런 가운데 일부 중국 기업들이 위안화 절상이 필요하다며 미국의 입장에 동조하고 있어 주목된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CNN 방송과 인터뷰에서 "중국에 위안화 절상을 하도록 강제할 수는 없다"면서 "그러나 중국이 위안화를 절상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중국의 통화정책은 미국의 통화정책에 고정돼 있다"면서 "중국이 환율정책을 지금처럼 운용하지 않는다면 중국은 더 강력하고 괜찮은 '독립적 국가'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이트너 장관은 "중국 정책결정자들이 이를 알고 있어 위안화를 절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중국 상무부 중산 부부장은 위안화 절상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중국 상무부 대표단을 이끌고 이날 미국을 찾은 중산 부부장은 "중국 정부는 위안화 절상과 관련해 외국에 압력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중국에 대한 압력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위안화 절상은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 문제를 해소하기는커녕 세계경제에 혼란만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하며 "위안화 절상은 어느 나라에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갈등의 골이 깊어진 미·중 간 관계 회복을 위해 대표단을 끌고 미국을 찾았지만 위안화 절상 문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위안화 가치 절상을 놓고 미·중 간 설전이 가열되는 가운데 중국을 너무 자극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지는 미 하원 세출위 청문회에 참석한 경제학자 등 전문가들은 중국의 무릎을 꿇게 하는 것보다 세계무역기구(WTO)나 국제통화기금(IMF) 같은 국제기구를 통해 압박하는 것이 더 좋은 접근이라고 주장했다고 이날 전했다.

미 하버드대학의 니얼 퍼거슨 교수는 "미국이 (위안화 절상과 관련해) 강력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미국의 경기 회복에 오히려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위안화 절상을 찬성하는 중국 기업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현재까지 레노보와 중국공상은행, 후난렝슈지앙철강 등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위안화 절상을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레노보의 양 유안칭 CEO는 "위안화 절상은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주장했고 중국공상은행의 친 시아오 회장은 "달러 페그제가 끝나면 은행들은 시장에 기초한 금리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kskim@fnnews.com 김기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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