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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등급 강등, 유로존 전체 압박(종합)

김영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10.05 14:14

수정 2011.10.05 11:59

신용등급 압박이 유로존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회사 무디스가 유럽의 3위 규모 경제대국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을 강등하자 다른 국가의 등급압박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탈리아에 대한 추가 신용강등 우려도 가시지 않고 있다. 이탈리아의 재정적자 감축이 요원한 데다 재정적자 감축에 성공하더라도 경제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우려돼서다.

■유로존 신용강등 압력 높아져

4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은 이탈이아에 대한 무디스의 신용강등이 그리스와 같은 작은 나라는 물론 이탈리아와 경제규모가 비슷한 국가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9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을 낮춘 데 이어 무디스는 이날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을 기존 Aa2에서 A2로 3단계 낮췄다.


무디스는 “현 Aaa 등급인 유로존 국가들이 곧 바로 등급강등 압박을 받진 않지만 재정상태가 건전한 몇몇 국가를 제외하고는 모든 나라가 신용등급 강등 압박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올 들어 신용등급이 강등된 나라는 이탈리아를 포함해 스페인, 아일랜드, 포르투갈, 키프로스, 그리스다. 무디스는 “Aaa 등급 아래의 국가가 최고 등급으로 다시 등극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는 물론 나머지 국가들의 추가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이 남아 있는 셈이다.

■이탈리아 추가 강등 우려도

경기가 악화되면 신평사들이 추가로 이탈리아의 등급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무디스는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을 내리면서 향후 전망을 부정적으로 상정했다.

앞서 지난달 등급을 강등한 S&P도 이탈리아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책정했다. S&P의 유럽 국채등급 담당자 모리츠 크래머는 전망이 부정적이란 것은 향후 12~18개월 안에 등급의 추가 강등조치가 내려질 가능성이 3분의 1에 달한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이탈리아의 재정적자도 문제다. 바클레이스 캐피털 런던지사의 이코노미스트 파비오 푸와는 “이탈리아가 오는 2013년까지 재정균형을 달성하기 위해선 90억~100억유로(약 14조2000억~15조8000억원)에 달하는 추가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탈리아가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선) 향후 몇 주 안에 추가 재정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추가 긴축안이 원활히 나올지는 미지수다. 블룸버그통신은 무디스의 등급 강등으로 이탈리아의 정치불안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성매매, 탈세 등의 혐의로 4건의 재판에 회부된 상태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추가 긴축안을 강하게 주장할 입장이 못된다. 스피로국채전략 런던지사의 니콜라스 스피로도 정체된 경제상황을 자극할만한 강한 정부가 없다는 점에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가 긴축안으로 인한 경제성장 둔화도 골칫거리다.
스피로는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내년께 이탈리아가 경기불황에 빠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01년부터 2010년까지 이탈리아의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0.2%로 유로존 평균치(1.1%)에 못미친다.
지난달 20일 국제통화기금(IMF)은 이탈리아가 부채 감축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며 올해 이탈리아 성장 전망치를 종전 1.1%에서 0.7%로 낮췄다.

//ys8584@fnnews.com 김영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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