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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그라드는 ‘한국지엠’ 살아남기 급급한 ‘소니’ 9조원 날린 ‘트위터’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2.07 17:50

수정 2014.10.29 21:43

쪼그라드는 ‘한국지엠’ 살아남기 급급한 ‘소니’ 9조원 날린 ‘트위터’

자동차와 전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산업의 글로벌 대표주자들이 잇따라 악재에 시달렸다. 세계 주요 시장에서 업체 간 경쟁에서 밀리면서 실적 악화, 대규모 인력 감축, 주가 폭락 등의 장애를 겪고 있다.

■GM, 유럽 부진 유탄… 한국서 네번째 희망퇴직

한국지엠은 5년차 이상 본사와 공장, 연구소 등 전 사무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임직원들에게 7일 통보했다. 이로써 한국지엠은 지난 2009년 이후 희망퇴직만 총 네 차례를 실시하게 됐다.

2011년 이후 입사 인원들은 희망퇴직 대상에서 제외됐다. 일부 본부 및 연구소 인력의 경우 본인들이 희망퇴직을 신청하더라도 사측에서 거부할 수 있는 조항이 포함됐다.
핵심인력 유출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는 마련한 셈이다.

희망퇴직 조건은 2012년과 유사하다. 한국지엠은 2년 전 사무직 희망퇴직을 실시하면서 퇴직금 외에 위로금으로 2년치 연봉 지급과 자녀 학자금 2년 지원, 퇴직 후 차량구입 시 1000만원 할인 등을 제공했다.

위로금은 차등 지급된다. 한국지엠은 희망퇴직자의 근속연수에 따라 △2년(1999~2010년 입사자) △2.5년(1990~1998년 입사자) △3년(1989년 이전 입사자) 등의 해당 연봉을 위로금으로 지급한다. 앞서 세르지오 호샤 한국지엠 사장은 지난해 12월 16일 직원들과의 정례 웹채팅을 통해 "2014년 1·4분기 안에 사무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지엠은 작년 말 모기업인 GM의 쉐보레 브랜드 유럽 철수 결정 이후 구조조정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유럽지역 판로가 막히면서 생산물량 감소가 우려되고 있어서다. 현재 한국지엠이 쉐보레 브랜드를 통해 유럽으로 수출하는 물량은 연간 18만대 수준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희망퇴직엔 한국지엠 조직을 유연하고 슬림화하려는 GM의 의도가 깔린 것 같다"며 "핵심 인력 유출을 막고 젊은 인력을 전진 배치해 한국 시장에서 재도약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고 전했다.

ironman17@fnnews.com 김병용 기자
■소니, PC 접고 TV 떼내고… 5천명 감원

【 로스앤젤레스(미국)=전선익 특파원】 실현과 믿음을 뜻하는 'Make. Believe'의 슬로건을 내세우는 소니가 1조원대의 적자로 인해 사업 구조조정과 정리해고를 통한 변화를 시도한다.

6일(이하 현지시간) CNN머니,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사상 최악의 실적이 예상되는 소니는 바이오(VAIO) PC사업부문을 매각하고 TV사업부문을 분사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일본 내 1500명을 포함한 국내외 사업장에서 5000명을 감원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키로 했다.

오는 3월에 끝나는 회계연도에서 소니는 당초 300억엔(약 3155억원)의 순익을 예상했으나 1100억엔(약 1조1600억원)의 손실이 예상되고 있는 처지다.

소니는 투자펀드인 일본산업파트너스가 바이오 PC사업부를 인수할 것이며 TV사업부문은 오는 7월 분사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소니는 TV 시장에서 한국의 삼성과 LG 등에 밀려 고전해왔다. 지난 2012년 엔저와 울트라고화질(UHD) TV 효과로 잠시 흑자로 돌아서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에 불구하고 지난달 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흑자로 돌아설 기미가 당분간 안 보인다며 소니의 신용등급을 '정크(투기)'로 강등했다. 또 올 들어 소니 주식은 무려 11%나 떨어졌다.

외신들은 소니의 이번 구조조정이 히라이 가즈오 최고경영자(CEO)의 전략이 실패한 것을 인정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소니는 앞으로 불필요한 손실을 줄이고 태블릿과 스마트폰 등 모바일 부문과 게임 부문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sijeon@fnnews.com

■트위터, 줄어드는 지저귐… 주가 하루만에 20% 폭락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 트위터의 주가가 6일(현지시간) 20% 넘게 폭락하며 시가총액 가운데 87억달러(약 9조3000억원)가 허공으로 사라졌다. 트위터 사용자 증가세가 둔화됐다는 발표가 주가 폭락으로 이어졌다.

주가 폭락은 SNS 업체들이 광고주를 다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힘든 시간을 거쳐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캐피털 IQ의 애널리스트 스콧 케슬러는 경제전문방송 CNBC에 "광고주들과의 대화가 수월하기 위해서는 사용자가 대규모로 크게 늘어야 한다"면서 "트위터의 데이터는 이 같은 점을 확인시켜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CNN머니에 따르면 트위터 주가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전일비 주당 15.94달러(24.16%) 폭락한 50.03달러에 마감했다. 올 들어 낙폭은 21.40%에 이른다.

전날 장 마감 뒤 트위터는 지난해 11월 기업공개(IPO) 이후 첫 분기실적을 발표했고, 사용자 수 증가폭이 둔화됐다는 점이 투자자들을 자극했다.

그러나 이날 폭락세에도 불구하고 트위터 주가는 여전히 IPO 당시의 주당 26달러에 비해 2배 가까운 수준이어서 고평가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로버트 W 베어드 앤드 코의 선임 리서치 애널리스트 콜린 세바스티안은 "트위터 주가는 완벽을 가정해 매겨져 있다"면서 "사용자 성장세가 다시 주목받고 있어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페널티 박스'로 다시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위터는 완전무결한 성장 시나리오를 발판으로 주가가 형성된 상태라 어떤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상황이지만 사용자 증가세가 둔화됐다는 소식이 주가 폭락을 불렀고, 여전히 위험 요인은 가시지 않았기 때문에 추가 폭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S&P의 케슬러는 지난 수개월간 트위터의 사용자와 관련된 우려로 인해 트위터 추천등급을 '매도'로 매겨왔다고 말했다.


코웬 앤드 코의 존 블랙레지는 트위터가 페이스북, 링크트인, 인스타그램 등 다른 SNS 업체들에 비해 '네트워크 효과'가 덜 강력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례로 사진 공유 네트워크인 인스타그램은 지난해 2·4~4·4분기 사이에 사용자 수가 트위터 증가 폭에 비해 2배 늘었다는 점을 들었다.


블랙레지는 트위터가 11월 성공적인 IPO를 하면서 주목을 받았던 터라 사용자 증가에도 한몫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명백히 그렇지 못했다"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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