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톱기사)유로존*IMF 그리스 구하기 위해 1100억유로 지원 결정

김기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5.03 11:14

수정 2010.05.03 14:10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과 국제통화기금(IMF)이 국가 부도 위기에 몰린 그리스에 총 1100억유로(약 146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지원한다. 이는 구제금융 규모로 사상 최대이고 지난 1999년 유로존 출범 이후 회원국에 대한 첫 구제금융이다.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지난 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 모여 IMF와 공동으로 재정난에 빠진 그리스에 2012년까지 총 1100억유로를 지원하는 데 합의했다.

그리스를 제외한 유로존 국가들이 그리스에 연 5% 안팎의 금리 조건으로 800억유로를 지원하고 나머지 300억유로는 IMF가 제공하기로 했다.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그리스 지원 결정은 유로존에 대한 시장신뢰 회복과 재무안정성을 보장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환영의 뜻을 표했다.

구제금융 가운데 첫 자금은 그리스의 국채 만기일이 돌아오는 오는 19일 이전에 제공될 예정이다.


구제금융 1차분 집행을 위해서는 일부 국가에서 지원관련 법안에 대한 의회 승인과 7일 유로존 정상들의 서명이 필요하지만 그리스발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것을 고려하면 승인과 서명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리스는 오는 19일 85억유로의 만기 국채를 갚아야 한다.

그리스는 자금을 지원받는 대신에 2012년까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13%에 달했던 재정적자 규모를 감축하기 위한 강도높은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이날 유로존 재무장관들의 지원 합의에 앞서 진행한 특별 내각회의에서 구제금융 조건으로 제시된 재정긴축 프로그램을 의결한 바 있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 GDP의 13.6%에 달하던 재정적자를 올해는 8.1%, 2011년 7.6%, 2012년 6.5%, 2013년 4.9%, 2014년에는 유로존 GDP대비 재정적자 한도선인 3%를 밑도는 2.6% 등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GDP의 115.1%에 달했던 정부부채는 2010년 133.3%, 2011년 145.1%, 2012년 148.6%, 2013년 149.1%까지 늘어나는 것을 허용한 뒤 2014년 144.3%로 낮춘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는 ‘강도는 높이되 목표는 현실적으로 설정해야 한다’는 IMF의 견해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유로그룹 의장인 장 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는 “이번 결정은 그리스에게는 내핍생활을 강요할 수 있지만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유로존과 IMF 등 그리스 회생을 위한 외부 조건은 형성됐지만 그리스 내부적으로는 재정긴축 프로그램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고 있어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리스 양대 노동조합총연맹인 공공노조연맹과 노동자총연맹은 오는 5일 전국적인 동시 총파업에 나설 예정이다. /kkskim@fnnews.com김기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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