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약 1억3700만원’과 바꾼 대학교 졸업장

김신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5.13 15:25

수정 2012.05.13 15:25

“美 대학 졸업장은 곧 빚더미”

‘약 1억3700만원’과 바꾼 대학교 졸업장

【뉴욕=정지원 특파원】 미국 대학 졸업생들이 졸업 후 엄청난 빚에 시달리면서 졸업장이 빚더미에 지나지 않는다는 푸념이 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의 대학 졸업생들은 대학 학자금을 내기 위해 받은 융자를 졸업 직후부터 갚아 나가야 해 졸업의 기쁨과 동시에 깊은 우려에 빠져있다.

지난 주말 오하이오 노던 대학을 졸업한 켈시 그리피스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4년간 학자금 융자로 받은 12만달러(약 1억3700만원)를 갚기 위해 약 15년간 매달 900달러(약 100만원)씩 내야 한다"며 "대학에 입학할 당시에는 졸업 후 이처럼 많은 빚을 지게 될 줄 꿈에도 몰랐다"고 말했다.

NYT는 "매년 오르는 대학 학자금과 지난 수년간 불경기가 맞물리면서 거의 모든 학생들이 학자금 마련을 위해 융자를 얻고 있다"며 "대학 졸업장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좋은 투자이긴 하지만 그 액수가 너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연방 교육국에 따르면 지난 1993년만 해도 대학 학자금 목적으로 융자를 받는 학생들이 45%에 불과했으나 이제는 그 수치가 94%까지 늘었다.

지난해 미 대학 졸업생들이 학자금 대출로 받은 평균 부채는 2만3300달러(약 2670만원)로 나타났다.
대학 졸업생들 중 10%는 부채가 5만4000달러(약 6200만원)에 달하며 3%는 10만달러(약 1억1400만원)가 넘었다.

현재 미 연방 정부가 보증하는 학자금 융자액수는 무려 9020억달러(약 1034조원)가 넘는다.


미 연방 소비자보호국의 라지브 데이트 부국장은 "앞으로 2~3년 후에 학자금 융자가 금융업계에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될 것"이라며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NYT는 "지난 20~30년간 대학 진학률이 크게 오름과 동시에 학비 또한 폭등하면서 학생과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이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며 "주립대학 또한 각 정부의 보조금이 줄어들면서 학생들이 학비를 감당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코노미스트들은 "학자금 융자 시스템이 붕괴되면 모기지 사태처럼 경제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지만 결코 무시할 수는 없는 문제"라고 강조하고 있다.

/jjung72@fnnews.com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