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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QE3 실효성 있나..부작용 우려 목소리 높아

황보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9.14 14:14

수정 2012.09.14 14:14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3일(현지시간) 3차 추가양적완화(QE3)를 시행하기로 전격 발표했지만 그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들이 여기저기서 제기되고 있다. 특히 몇달 전까지만 해도 QE3에 목말라 하던 시장에서도 최근에는 기대감보다는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 발표에 앞서 경제 전문가 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절반 이상인 28명이 연준이 QE3를 시행하는 것은 실수하는 것이라고 답했다고 13일 보도했다. 17명만이 QE3가 적합한 조치라고 응답했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장기 금리를 끌어내리면 유동성 확대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기대심리를 부추겨 명목금리 상승을 부추길 수 있고, 이는 결과적으로 실질금리 인하 효과를 상쇄시킬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아울러 유동성이 확대되면 실물부문에서 투기 분위기를 조장하고, 달러화 약세에 따른 환율 전쟁과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다소 이른 전망도 불거져 나오고 있다.


웰스파고의 존 실비아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QE3를 발표해도 단기적으로 경제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폴 애시워스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대책이 경제를 정상궤도로 올려놓기에는 불충분하다"면서 "연준이 모기지담보부증권(MBS) 매입규모를 400억달러에서 더 늘리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경제 전문가들은 연준이 대규모의 QE3를 실시해도 실업률과 경제 성장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마켓워치는 FRB가 3년반이 넘도록 제로금리 상태를 유지하고, 2조3000억달러 자산 매입에 나섰지만 실업률은 2009년 초반 이후 8% 수준에서 떨어지지 않고 있으며, 실업자수도 1250만명에 육박한다고 지적했다.

FRB가 전격적인 QE3 시행과 제로금리 연장, 추가 정책수단 동원 의지를 내비치는 등 적극적인 정책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경제에 미치게 될 효과가 지속적일지에 대해서는 시장 전문가들, 심지어 일부 FRB 고위관계자들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FRB내에서 성장률이 취약함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1년 뒤 소비자물가가 2.1% 수준까지 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 재정적자 감축과 관련한 정치권이 여전히 해결방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앞으로 전망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민주·공화 양당이 타협에 성공해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면 내년 1월 1일부터 미국은 감세 시한 종료에 따른 세금 인상과 급격한 재정지출이 동시에 진행되는 이른바 '재정절벽(fiscal cliff)' 상태에 부닥치게 된다.

한편 연준의 QE3 발표에 대해 공화당의 봅 코커(테네시) 상원의원은 이날 성명에서 "연준의 오늘 결정은 경기부양에 필요한 게 아니다"면서 "버냉키 의장은 연준이라는 조직을 심각하게 훼손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폴 라이언 공화당 부통령 후보는 전날 위스콘신주 유세에서 "연준은 실패한 재정정책을 만회하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hbh@fnnews.com 황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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