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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QE가 주식, 집값,농지값,비트코인,위스키값 거품 불렀나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12.17 13:56

수정 2014.10.31 10:00

고민되는 지표들(단위:%) *(왼쪽)실업률 *(가운데)GDP 성장률 *(오른쪽)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희미한 선은 근원PCE 물가지수 **자료: 미 노동부, 상무부, WSJ
고민되는 지표들(단위:%) *(왼쪽)실업률 *(가운데)GDP 성장률 *(오른쪽)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희미한 선은 근원PCE 물가지수 **자료: 미 노동부, 상무부, WSJ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7~18일(이하 현지시간) 올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가운데 양적완화(QE) 축소 결정이 내려질지 여부에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제지표 역시 성장률, 실업률이 좋은 흐름을 보이고는 있지만 물가 오름세는 여전히 더뎌 QE축소가 성장 추동력을 갉아먹을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AP통신은 16일 시장 전망이 혼란한 가운데 주식·주택·농지부터 비트코인, 스카치위스키에 이르기까지 QE에 따른 거품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주식과 일부 지역 부동산 가격 오름세가 2000년 '닷컴거품'과 금융위기를 몰고 온 2006년 '주택거품'을 연상시킨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FRB가 이를 어떻게 해석하느냐도 QE 축소 여부를 결정짓는 한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식시장

뉴욕증시 시황을 가장 폭 넓게 반영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008년말 QE1 이후 124%, 지난해 시작된 QE3 이후로는 26% 뛰었다.
독일 닥스지수도 20%, 도쿄 닛케이 지수는 46% 급등하는 등 전세계 주요 증시가 각국 중앙은행에서 풀린 돈으로 큰 폭의 오름세를 나타냈다.

거품론을 주장하는 이들은 초저금리 상태에서 마땅히 투자할 곳이 없는 자금이 실적과 무관하게 주식으로 몰렸다면서 QE 축소가 시작되면 곧바로 시장이 얼어붙을 거시라며 거품이라고 보고 있다.

닷컴거품과 2006년 주택거품을 정확하게 예측했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최근 독일 잡지와 인터뷰에서 "취약한 경제 상황과" 유리된 거품이라고 단정했다.

그러나 지수 건전성을 평가하는 기준 가운데 하나인 주가수익배율(PER)로 보면 큰 문제는 없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현재 S&P500 지수 편입 기업들의 평균PER은 18.4로 건전하다고 평가받는 15를 조금 웃도는데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차기 FRB 의장이 확실시되는 재닛 옐런 부의장은 거품이 아니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주택시장

일부 지역의 집값이 거품 당시 수준에 육박하는 등 오름세가 급격해지고 있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달 뉴욕시와 워싱턴DC 등 일부 지역 집값에 17% 거품이 끼었고, 캘리포니아 해안 지역은 최고가에 근접하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영국 런던, 캐나다, 노르웨이. 스위스, 프랑스, 인도, 인도네시아, 터키, 이스라엘, 브라질 등에도 집값에 거품이 끼어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다만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대출기준이 까다로워졌고, 은행들의 완충자본도 넉넉하며, 이전에 비해 대출 비중도 크지 않다며 위기로 치닫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농지

'바이오 디젤' 에탄올 수요 증가로 옥수수 가격이 뛰면서 아이오와주 등 미 곡창지대 농지 가격이 급격히 뛴 것도 거품 논란을 부르고 있다.

미 농부무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아이오와 농지 가격은 118% 폭등했고, 캔자스, 네브래스카, 노스다코타주 농지 가격 역시 배 이상 뛰었다.

일부에서는 에탄올 보조금에 따른 인위적인 옥수수 가격 상승이 배경이어서 수많은 농장 파산으로 끝났던 1970년대 미 농지 거품을 연상시킨다고 우려하고 있지만 낙관론자들은 농민들의 부채 규모가 과도하지 않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비트코인

FRB 등 중앙은행들의 QE가 가상화폐 '비트코인' 거품을 불렀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18일 미 규제당국이 의회청문회에서 미래 화폐로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자 곧바로 50% 폭등했다가, 이달 5일 중국 중앙은행이 화폐로서 기능하지 못하도록 금지하자 30% 폭락하는 등 비트코인 가치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전형적인 투기성 거품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발행 물량이 한정돼 있는데다 거품을 정의할 때 쓰는 '기본가치' 역시 알 수 없기 때문에 거품여부는 판단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스카치 위스키

수십년된 희귀한 스카치 위스키도 거품 논란을 부르고 있다.


스코틀랜드 업체인 위스키 하이랜드의 경매 가격지수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스카치 위스키 값은 170% 폭등했다.

지난달에는 60년 된 '매컬런'이 홍콩 경매에서 4만1077달러(약 4300만원)에 팔렸다.


주식, 채권, 부동산 등과 달리 스카치는 그 자체로 어떤 소득도 만들어내지 못하는 미술품, 와인 등과 함께 투기상품이고, 따라서 급격한 가격 상승은 거품이라는 주장과 과시적 소비를 원하는 중국 신흥 부유층 등의 수요가 뒷받침 되고 있어 거품이 아니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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