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출신 60대, DMZ 땅 보전운동에 기증

최경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11.07 14:58

수정 2014.11.04 20:12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DMZ(비무장지대) 일원 영구보전을 위한 임야 기증식’을 열고 DMZ 일대 3만9000여㎡를 ‘시민유산 6호’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시민의 자발적 참여를 통한 문화유산 보존을 표방하는 이 단체는 그동안 ‘강화매화마름 군락지’, ‘최순우 옛 집’, ‘동강 제장마을’, ‘나주 풍산 홍씨 집성촌의 전통 한옥’, ‘조각가 권진규의 아틀리에’를 각각 시민유산 1∼5호로 확보한 바 있다.

신중관씨(64.인천시 계양구)는 이날 민간인통제구역 내 경기 연천군 중면 적거리 일대 비무장지대와 인접 지역 임야 3개 필지(약 3만9372㎡)를 한국내셔널트러스트에 기증했다.

1944년 황해도 옹진군 교정면에서 태어난 신씨는 한국전쟁 당시 1·4후퇴를 계기로 남한에 정착, 인천 사범대학 졸업후 1970년부터 37년간 교직에 몸담았다.

그는 평생의 꿈인 ‘나무를 가꾸는 사람’이 되기 위해 학교 실습지에 식물들을 심고 가꾸며 교육의 장으로 활용했다. 또 산을 구입해 나무를 가꾸겠다는 생각으로 봉급의 대부분을 저축, 1975년 모은 100만원으로 가장 넓은 땅을 살 수 있는 곳을 수소문했다.


신씨는 당시 분단으로 인한 긴장감으로 땅값이 가장 쌌던 민간인통제구역 내 연천지역의 임야를 구입했고 이날 이 땅을 기증했다.

신씨는 “민족비극의 상징인 휴전선과 그 일대를 미래세대를 위해 보전하는 것은 물론, 세계적인 생태지역으로 조성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신씨의 이번 기증은 분단이후 대결과 갈등의 상징으로 남아있던 DMZ일원을 기증한 최초사례다.


또 남북화해의 무드 속에서 자칫 난개발이 우려되고 있는 DMZ일원의 보전을 위해 ‘내셔널트러스트운동’이 본격적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조명래 이사는 “비무장지대와 인접지역 가운데, 생태·문화적 가치가 우수하거나 난개발의 위협에 처해있는 지역에서 우선적으로 내셔널트러스트운동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실향민의 자산기증을 활성화시키는 한편, 일반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비무장지대 영구보전을 위한 신탁기금’을 창설할 예정이다.

/khchoi@fnnews.com최경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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