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중고생, 악플 모의재판..피고인에 징역형 선고

조윤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1.18 17:19

수정 2008.11.18 17:19

최근 인터넷 상 ‘악플’(악의적 댓글)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청소년 스스로 악플 문제점을 진단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 대안학교인 성지중고등학교는 1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연극반원 13명과 학부모 1명이 출연, ‘악플예방 형사 모의재판’을 열고 연극 형식의 법정 논쟁을 벌였다.

연극은 학생들이 각각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의 학부모, 판사, 변호사, 검사 등 역할을 나눠 진행했으며 양기훈 서울시교육청 평생학습진흥과 담당사무관, 노정원 강서경찰서 여성청소년계장 등 5명이 배심원으로 참석했다.

재판은 여자친구 ‘박미라’양에게 버림받은 ‘전남수’군이 앙심을 품고 인터넷 사이트 ‘데이트톡’에 박양을 비방하는 글을 올리고 이를 본 ‘김선호’군이 악플을 달면서 박양을 자살로 몰고 간다는 가상의 내용으로 진행됐다.

전남수와 김선호는 “인터넷에 남을 비방하는 글이나 악플을 다는 것은 표현의 자유고 명예훼손의 의도가 없었다”며 무죄를 주장했으나 검사는 “인터넷에 상대방을 비하하거나 인격을 모독하는 글을 올리는 행위는 처벌받아 마땅한 일로, 도덕성 측면에서도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재판에서 배심원들은 이번 사건을 유죄 평결했고 재판부는 “인터넷에 악플을 올려 헤어진 여자친구를 자살로 몰고 간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전남수에게 징역 10월, 김선호에게 징역 7월에 벌금 2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김한태 교장은 “청소년들이 인터넷을 마음대로 사용하는데 증거와 물증이 없는 글을 함부로 올리면 안된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스스로 자제ㆍ통제하는 계기를 심어주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날 모의재판은 대검찰청과 서울시교육청, 사단법인 선플달기국민운동본부 등이 후원했다.

/yjjoe@fnnews.com조윤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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