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혈용 혈액 급감..정부 “비상대책 실시”

김한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11.02 17:02

수정 2009.11.02 17:02

회사원 박설희씨(여·25)는 헌혈을 자주하는 편이다. 1년에 3∼4번 정도 가까운 헌혈의 집을 찾는다. 그러나 최근에는 발길을 뚝 끊었다. 인플루엔자A(신종플루) 감염이 두렵기 때문이다. 박씨는 “정부가 수혈을 통한 신종플루 감염은 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꺼려지는 건 사실”이라면서 “당분간은 헌혈을 자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근 신종플루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수혈용 혈액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현재 수혈용 혈액 보유량은 3.0일분(10월 30일 기준)으로 전날보다 0.3일분 줄었다. 특히 O형과 A형은 각각 1.4일분과 1.9일분에 극치고 있다. 하루에 필요한 적정 보유량은 7일 정도다. 지난 9월까진 하루 평균 보유량이 7일을 넘었지만 한달만에 위험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적십자사 관계자는 “ 신종플루가 번지면서 헌혈자가 급감하고 있다”면서 “지금과 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올 동절기에는 최악의 혈액 부족 사태가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대표적인 방안이 보건복지가족부가 2일 발표한 ‘수혈용 혈액 부족에 따른 비상대책’이다.

이 대책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헌혈 가능 자원을 최대한 늘리는 조치다. 이를 위해 동원키로 한 것이 바로 군인들. 9월 이후 단체 헌혈을 계획했다가 취소한 학교 등이 289개에 이르는 등 학교 단체헌혈이 급감한 상황에서 ‘언제나 이용가능한’ 군인들을 단체헌혈시키겠다는 것이다. 군부대 단체헌혈의 구체적인 내용은 복지부와 국방부의 부처협의가 끝나면 발표된다.

또 동절기 말라리아 위험지역에 대해서도 채혈을 평소(12∼2월)보다 1달 먼저 허용해 헌혈 확보량을 늘릴 방침이다.

두번째는 혈액원과 헌혈의 집에 대한 비상근무체계 발동이다. 따라서 전국 헌혈의 집 중 대학교, 운전면허시험장을 제외한 100곳의 운영시간이 평일, 토·일·공휴일 저녁 9시까지 연장 운영된다. 전국 17개 혈액원도 비상근무체계를 통해 비상시 혈액공급 및 혈액원별 혈액공급량을 조절하고 혈액수급상황 모니터링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아울러 헌혈에 대한 대국민 홍보를 강화키로 했다. 국민들의 헌혈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헌혈 캠페인을 강력히 전개하고, 다양한 헌혈행사도 벌일 계획이다.


복지부 손영래 공공의료과장은 “수혈을 통한 신종플루 감염사례는 아직 없다”면서 “생명나눔 사랑을 실천하는 헌혈에 국민들께서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star@fnnews.com김한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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