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연예병사 배치부대 살펴보니 “뺑이 치겠네”

뉴스1

입력 2013.08.08 10:01

수정 2013.08.08 10:01

연예병사 배치부대 살펴보니 “뺑이 치겠네”


연예병사 배치부대 살펴보니 “뺑이 치겠네”


연예병사 배치부대 살펴보니 “뺑이 치겠네”


부실한 군복무 논란으로 연예병사제도가 폐지되고 연예병사들이 육군의 전방 야전부대로 배치되고 있다.

최근 연예병사 12명이 배치되는 야전부대를 국방부가 발표하자 군대를 이미 다녀온 예비역 선배들은 이들 야전부대의 속성을 일일이 거론하고 “이제 제대로 군생활이 시작되겠다”면서 약간의 염려를 섞었다.

그동안 연예병사들이 다른 일반 장병들과는 달리 특권을 누리며 편하게 군대생활을 했던 탓도 있지만 이들이 복무하게 될 야전부대들은 모두 육군 내에서도 복무환경이 만만치 않은 부대로 소문나 있기 때문이다.

과연 연예병사들이 생활하게 될 부대들은 어떤 곳이기에 ‘걱정 반, 기대 반’의 분석이 쏟아지는 것일까.

우선 연예병사들이 배치된 부대를 보면 김무열(일병)과 이특(본명 박정수·일병)은 12사단, 이혁기(일병) 21사단, 김민수(일병) 27사단, 김호영(일병) 2사단, 이지훈(상병) 5사단, 류상육(일병) 6사단, 이석훈(일병) 7사단, 최재환(병장) 수도기계화보병사단, 이준혁(상병) 3사단 등이다.

연예병사제도가 폐지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상추(본명 이상철, 일병)와 세븐(본명 최동욱, 일병)은 각각 15사단과 8사단으로 가게 된다. 이준혁과 상추, 세븐은 9일 야전부대로 가게 되고 나머지 9명은 지난 2일 새로운 부대에 배치됐다.


연예병사 12명의 군사주특기는 모두 정훈병에서 소총수로 변경됐다. 소위 ‘일빵빵’으로 불리는 소총수로서 일반 병사들과 함께 훈련을 받으며 군복무를 해야 한다.

연예병사들이 배치된 부대들은 대부분 최전방 철책을 지키는 이른바 ‘GOP(일반전초) 부대’다. 이들이 부대 내에서 어떤 보직을 맡게 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해당 부대의 지휘관 판단에 따라 일부는 GOP에 투입될 수도 있다.

김무열과 이특이 배치된 12사단의 애칭은 ‘을지부대’로 강원도 인제와 원통지역의 최전방을 담당한다. 이 부대는 훈련 강도도 높지만 지형이 험해 근무를 서는 것 자체가 힘들기로 유명하다.

이때문에 신병들이 훈련소에서 기본교육을 마치고 12사단에 배정되면 “인제가면 언제오나, 원통해서 못살겠네”라는 통곡이 절로 나온다는 이야기가 과거부터 전해질 정도다.

이혁기가 배치된 21사단 역시 강원도 양구의 전방 철책선을 담당하는 부대다. ‘백두산 부대’로 불리는 이 부대 장병들은 이 곳을 ‘백두삽 부대’라고 부른다.

백두산 부대가 백두삽 부대로 불리게 된 건 기본적인 훈련과 근무 외에도 진지보수 공사 등 작업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곳 부대원들은 삽을 들고 작업하는 시간이 많아 ‘한번 삽을 잡으면 기본적으로 102번의 삽질은 할 줄 알아야 한다’고 해서 백두삽 부대로 불리게 됐다고 한다.

21사단을 2007년에 전역한 예비역 강성윤씨는 “21사단에서 총을 못 쏘는 건 용서가 되지만 삽질을 못하면 용서가 안 될 정도”라며 “군 시절 기억나는 대부분이 삽을 들고 작업하는 것이었다”고 회상했다.

김민수가 배치된 27사단은 강원도 화천에 위치한 부대로 육군 가운데 특히 훈련이 많기로 유명하다. ‘이기자 부대’가 애칭인 27사단의 경례구호는 ”이기자“다. 27사단은 육군에서도 복무가 힘든 곳으로 정평이 나 부대와 관련된 소문도 많다.

부대 연혁에 대한 소문이 특히 많은데, 그 가운데 재미있는 내용은 ‘27사단 초대 사단장의 부인 이름이 이기자씨여서 부대 애칭도 이기자가 됐다’, ‘지금까지 싸워서 한 번도 이긴 적이 없어 부대 이름이 이기자다’라는 등의 설이 있다. 또 ‘27사단은 6·25전쟁 때 북한에 깃발을 뺏겨서 당시의 패전을 교훈으로 삼기 위해 아직도 부대 깃발이 없다’라는 소문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당장 싸워도 이긴다’라는 필승 의지를 담아 부대 애칭이 ’이기자‘로 지어진 것이고 초대 사단장인 이형석씨의 부인과는 상관이 없다. 또 이기자 부대는 6·25전쟁 후에 창설이 됐으므로 북한과는 전투를 치른 적이 없어 깃발을 뺏겼다는 소문도 사실이 아니다.

이 부대는 1953년 6월 18일 창설돼 같은해 9월 18일부터 각 부대로부터 기간요원을 차출해 부대의 출범을 시작했다. 이 때문에 27사단의 부대창설 기념일은 9월 18일이다. 초대 사단장인 이형석씨(당시 준장)는 1953년 10월 1일 사단장으로 보직됐다.

김호영이 전출을 가게 된 2사단은 강원도 양구에 위치해 있으며 애칭은 ‘노도부대’다.

강원도 지역 대부분의 기후가 여름에 덥고 겨울에 추운 게 특징이다. 특히 노도부대가 위치한 양구는 여름, 겨울 기온차가 더욱 심하다. 2사단 역시 근무하기 힘든 부대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데 특히 심한 기온차로 인해 장병들이 여름에는 더위로, 겨울에는 추위로 고생한다.

이지훈이 배치된 5사단의 애칭은 ‘열쇠부대’로 경기도 연천에 위치한 전방부대다. 열쇠부대는 통일의 문을 열겠다는 의미로 애칭이 지어졌다.

다른 부대에서는 열쇠부대 마크의 열쇠모양이 휠체어와 같다고 해서 ‘휠체어 부대’라고 놀리기도 한다. 5사단 역시 훈련이 많고 작업도 많아 이곳에서 복무하는 장병들은 고생을 많이 한다는 입소문이 나 있다.

류상욱이 새롭게 복무하는 6사단은 강원도 철원에 위치해 있는 ‘청성부대’다. 6사단은 6·25전쟁 당시 활약이 컸던 부대로 훈련 강도가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6사단에서 복무하는 장병들이 전역할 때 쯤이면 ‘근육맨’이 돼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석훈이 배치된 7사단은 ‘칠성부대’로 불리는 전방 사단이다. 강원도 화천에 위치해 있으며 관할 지역의 산세가 무척 험한데다 북한과도 매우 가까워 장병들의 긴장감이 높다.

최재환이 전출을 간 수도기계화보병사단은 애칭 ‘맹호부대’로 경기도 가평에 위치한다. 맹호부대는 부대 명칭에 ‘기계화’가 들어가니 첨단 군용장비를 운용하며 다른 부대보다는 편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오산이다.

맹호부대는 강도 높은 훈련이 많고 특히 운용하는 군장비를 공들여 힘들게 점검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 장병들의 고생이 많기로 이름 높다.

이준혁이 9일부터 배치되는 3사단 ‘백골부대’는 강원도 철원에 있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MBC 프로그램 ‘진짜 사나이’에 네티즌들이 가장 많이 추천했던 곳이 백골부대였다.

백골부대를 네티즌들이 추천하는 데는 그 만한 이유가 있다. 이 부대는 엄청나게 많은 훈련시간과 강한 군기로 유명하다. ‘진짜 사나이’ 출연진들이 백골부대를 체험해 봐야 정말 군생활을 했다고 인정을 하겠다는 뜻으로 네티즌들은 백골부대를 추천한 것이다.

상추가 배치될 15사단은 강원도 화천에 위치하며, ‘승리부대’로 불린다. 15사단 지역의 겨울은 유난히 혹독하기로 잘 알려져 있다. 군대 보급품이 많이 좋아졌다는 요즘에도 15사단 장병들은 겨울에 동상으로 고생한다고 전해진다. 이 부대는 혹한뿐만 아니라 훈련 강도가 만만치 않다.

세븐이 가게 될 8사단의 애칭은 ‘오뚜기 부대’이며 경기도 포천에 있다. 8사단 역시 훈련을 많이 하는 부대 중 하나로 특히 행군이 많기로 유명하다. 세븐은 훈련병 시절 8사단의 신병교육대에서 훈련을 받은 뒤 연예병사로 보직 변경을 했고 다시 8사단으로 돌아가게 됐다.

‘오뚜기부대’ 마크는 숫자 8의 모양과 오뚜기의 모양을 본 딴 것이다. 이와 관련해 8사단 장병들은 “우리 부대 마크는 힘든 훈련과 행군을 매일 반복하다 팔·다리가 잘려나간 8사단 장병들의 모습들 형상화한 것”이라면서 힘든 군생활을 토로하기도 한다.


연예병사들이 모두 야전부대로 배치된 것에 대해 예비역 황성민씨는 “그동안 연예인들은 유명인이라는 이유로 군복무에서도 특혜를 받았다”면서 “이번에 연예병사제도가 폐지되고 일반 부대로 배치된 것은 연예병사 스스로 자충수를 뒀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예비역 유강우씨는 “편하게 군대생활을 했던 연예인들이 일반 야전부대에서 잘 적응하게 될지 걱정스러운 부분도 있다”면서 “이들이 복무하는 부대의 지휘관은 특히 관심을 가지고 연예인 병사들을 잘 돌봐야 할 것이다”고 조언했다.


폭염이 이어지는 육군 야전부대의 한여름을 이들이 어떻게 견디며 생활해나갈지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서울=뉴스1) 김정욱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