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고 남윤철 교사 20년 전 고교 동문·은사도 ‘비통’

뉴스1

입력 2014.04.20 19:12

수정 2014.04.20 19:12

세월호 침몰 당시 학생들을 구하고 본인은 배에 남아 희생된 고 남윤철(36) 단원교 교사에 대한 추모가 고향인 충북 청주에서 이어지고 있다.

고 남윤철 교사는 청주에서 초·중·고교를 모두 졸업했다.

그가 나온 청주 신흥고등학교 총동문회 SNS에는 ‘우리 동문의 의로운 죽음을 받들자. 편히 쉬시길’, ‘학생 20여명을 구하고, 심지어 자신의 구명동의까지 학생에게 벗어줬다’, ‘모교의 슬픔이다. 후배님 영면하시길’ 등의 글이 잇따라 게재되고 있다.

남 교사가 구한 학생들처럼 20년 전 앳된 모습의 동문이었던 이들은 먼저 세상을 떠난 그의 사연에 안타까워 했다.

그의 후배인 청주 신흥고등학교 학생들은 21일 추모식을 가질 것으로 전해졌다.


남 교사의 청주 대성초등학교 은사도 제자를 잃은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이현호씨는 SNS에 ’훌륭한 나의 제자 남윤철 선생님‘으로 시작하는 한 편의 글을 올렸다.

이씨는 “세월호 사망자 명단을 보던 중 낯익은 이름이 있어 확인을 해보니 25년전 청주 대성초 재임 시절 제자였던 윤철이란 사실을 알았다”며 “눈물이 나 수업을 하기도 어려웠다”고 참담함을 내비쳤다.

그는 “어린 시절 명랑하고 공부도 잘하고 의리 있는 학생이었다”며 “선생님이 되어서도 반 학생들을 구하고 본인은 안타까운 죽음을 택한 훌륭한 이 시대의 스승”이라고 자랑스러워했다.

또 “제자이기에 앞서 정말 존경스런 선생님이었다”고 덧붙였다.

남윤철 교사의 시신은 20일 청주목련공원에서 화장된 뒤 충북 청원군 가덕면 천주교 공원묘지에 안장됐다.

사고 당시 남 교사는 몸도 가누기 힘들 정도로 기울어진 배 안에서 난간에 매달린 채 학생들에게 일일이 구명조끼를 던져주며 아이들을 보호하려 애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당황한 학생들에게는 “침착하라”고 다독인 뒤 아이들을 탈출구로 내보내려 노력했다. 급격히 기울어진 선체에 자신의 몸도 추스르기 힘든 상황에서도 남 교사는 아이들이 있는 선실로 다시 돌아와 학생들을 비상구 쪽으로 인도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작 남 교사는 사고 이튿날인 17일 오전 세월호 후미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충북·세종=뉴스1) 송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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