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고은태 교수 성희롱 피해자 A씨 “재발 방지 위해 폭로”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3.21 16:16

수정 2013.03.21 16:16

국제엠네스티 한국지부 전 이사장인 인권운동가 고은태 중부대학교 건축학과 교수가 트위터를 통해 알게 된 20대 여성 A씨를 성희롱한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A씨는 21일 새벽 자신의 트위터에 "고은태 이야기 좀 해볼까요?"라고 운을 뗀 뒤 고 교수가 카카오톡을 통해 보낸 문자 내용을 폭로했다. 이 여성은 "고은태씨, 유부남이시죠. 저만한 자식 있으시죠. 저한테 그러셔도 되나요?"라며 "특정 부위 벗은 사진 보내달라고 그래도 되는 건가요? 인권이란 말, 당신 입에서 나오는 거 역겨워요"라고 밝혔다.

그는 "딸만한 나이의 여자아이에게 유부남이 'DS 관계'(domination-submission, 두 사람이 주인과 노예 구실을 하는 변태 행위) 맺자 하며 나체의 사진를 보내라는 게 인권 일을 하는 사람의 자세입니까"라고 어조를 높인 뒤 "고은태, 옳은 소리 그렇게 많이 하시는데 젊은 여자한테는 그러지 않으신가 보네요"라고 꼬집었다.

이후 고 교수는 재빨리 자신의 트위터에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도덕적으로 옳지 못한 카톡 대화가 있었음을 인정한다.
처음에는 장난처럼 시작했지만, 대화가 진행되면서 점점 부도덕한 성적대화가 있었으며 사진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시인했다. 아울러 그는 "대화에 대해 깊이 뉘우친다. 변명하자면 당시 상대방도 그런 대화에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전경옥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이사장은 "한국지부 이사회는 이 사건을 확인한 후 정관과 규정에 따라 고은태 회원에 대한 징계 등의 필요한 조치를 신속하게 처리할 예정"이라며 "고 회원은 현재 한국지부에서 이사 등의 직책 또는 역할을 맡고 있지 않으며 개인 회원 자격을 유지하고 있다. 인권과 앰네스티 운동을 지지해주는 회원님을 포함한 모든 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지부 이사회가 이미 고 교수 사안에 대한 회의에 들어간 상태이며 1~2일 내로 징계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 교수가 속한 중부대 관계자 역시 현재 고 교수 관련 사건에 대해 사태 파악에 들어간 상태라고 밝히면서 조심스런 자세를 취했다.

피해자 A씨는 기자와 인터뷰에서 "고 교수를 알기 전부터 원래 앰네스티 회원이었다.
트위터로만 알고 지내다 작년 가을에 지인들과 함께 한 번 만난 것이 전부다"며 "그 뒤로 5일 연속 음란한 문자를 보내길래 대답을 안 하다 이틀 뒤 제가 연락을 그만 하라고 하고 고 교수를 카카오톡에서 차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시간이 좀 지났지만 지금 폭로하게 된 것은 고 교수가 트위터 상에서 자신은 늘 올바른 말들만 하길래 볼 때마다 우스웠다"며 "다른 피해자들이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나서게 됐다.
저 뿐만 아니라 다른 피해자들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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