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로봇물고기, 57억 투자하고도 헤엄도 제대로 못쳐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7.30 15:25

수정 2014.10.24 19:56

로봇물고기 (KTV 캡처)
로봇물고기 (KTV 캡처)

로봇물고기가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57억원을 투자해 만들었음에도 헤엄도 제대로 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 1∼3월 로봇물고기 연구개발사업 등 산업기술연구회 소속 출연연구소의 R&D 관리실태를 감사한 결과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위법·부당사항 48건을 적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11월 국회 요구에 따라 이뤄졌다.

감사원에 따르면 로봇물고기는 4대강 수질 조사를 위해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강릉 원주대, 한국기계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 4개 연구기관이 산업기술연구회로부터 57억원을 지원받아 2010년 6월부터 2013년 6월까지 개발됐다.

산업기술연구회는 개발이 완료된 뒤 최종평가위원회를 구성했다. 평가위는 생산기술연구원이 제출한 최종 결과보고서를 토대로 로봇물고기에 대해 연구목표 달성도(40점), 기술적 우수성(40점), 경제적 우수성(20점) 등을 평가해 86.2점으로 '성공'이라고 발표했다.


감사원 감사결과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제출한 최종 결과보고서에는 유영속도 등 정량 목표 측정결과가 일부 누락돼 있었다. 최종평가위원회가 최종 결과보고서에 누락된 지표를 애초 사업계획서에 나온 목표를 달성한 것처럼 수치를 속여서 발표한 것을 감사원이 밝혀냈다.

감사원이 그동안 제작된 로봇물고기가 사업계획서상 목표에 부합하는지를 직접 테스트한 결과 모두 불량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영속도의 경우 1초에 2.5m를 헤엄쳐야 하지만 감사원 테스트에서는 23㎝ 전진에 그쳐 사실상 헤엄을 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로봇물고기에 수온·산성도·전기전도도·용존산소량·탁도 등 5종의 생태모니터링 센서를 장착할 수 있어야 하지만 탁도 측정센서는 장착돼 있지 않았다.

수중 통신속도나 거리도 사업계획서에 명시된 목표치(속도 4800bps, 거리 500m)에 훨씬 못미치는 200bps, 50m로 각각 시연됐다.
또 로봇물고기끼리의 군집제어나 위치인식 등 다른 정량목표의 경우 그동안 제작된 9대의 로봇물고기 중 7대가 고장난 상태여서 아예 측정자체가 불가능했다.

onnews@fnnews.com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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