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300년 된 북한동 마을 사라진다”..환경보호 위해

손호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6.24 15:46

수정 2010.06.24 15:30


300년 역사를 가진 북한산성 계곡의 북한동 마을이 환경보호를 위해 사라진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북한동 마을 55가구 모두를 올해 말까지 다른 지역으로 이주시킨다고 24일 밝혔다.

이주 후에 마을에는 7개의 사찰과 암자만 남게 된다.

주민들 가운데 45가구는 북한산국립공원 입구에 조성된 이주단지로 자리를 옮기고 나머지 10가구는 다른 지역으로 이사할 예정이다.

이주를 위해 공단은 2001년부터 주민들과 협의를 진행했고 2005년 동의를 얻어냈다.

이주하는 가구들에 지급되는 보상금은 328억원이며, 다른 비용을 합한 총 이주사업비는 513억원이다.


북한동 마을 주민 대부분은 1983년 국립공원 지정 이전부터 등산객을 상대로 한 음식점 영업을 해 왔으나, 지역 여건상 정화시설 설치가 어려워 음식점들이 계곡에 오·폐수를 무단 방류해 왔다.

공단은 “계곡 입구에서 상가까지 손님을 실어 나르기 위해 승합차를 운행해 먼지, 소음, 매연이 발생하고 안전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고 등산객들과도 자주 마찰이 마찰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북한산국립공원 내 계곡 입구의 상류 2km 지점에 있으며 행정구역상으로는 경기 고양시 덕양구 북한동인 이 마을은 조선 숙종 37년(1711년)에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당시 외적의 침입에 대비해 북한산성을 축조할 때 인부들에게 숙식을 제공하던 자리와 군량과 무기를 보관하던 창고가 마을로 자리잡은 것이다.


한때는 수백 가구가 살았지만 1907년 대한제국 군대가 무장해제 되면서 상당수가 쫓겨 나갔고 1915년 대홍수와 1950∼1953년 6·25 를 겪으면서 인구가 더욱 줄었다.

공단은 마을의 역사성을 고려해 철거대상 시설 중 일부를 탐방객 쉼터와 전망대 등 편의시설로 바꾸기로 했으며, 일부 시설은 재활용해 마을의 역사와 생활상을 기념하는 홍보관으로 만들 예정이다.


손동호 북한산국립공원사무소장은 “계곡 오염 방지라는 공익을 위해 주민들이 고향을 떠나는 것”이라며 “탐방객들도 주민들의 안타까운 마음을 헤아려 국립공원보호에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art_dawn@fnnews.com 손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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