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양대 "우리가 바로잡자, 건전MT 앞장선다"

김태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3.21 15:16

수정 2014.11.07 00:21

최근 또 다시 새학기 대학 MT에서 선배에게 폭행을 당해 후배가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자 일부 대학생들이 ‘클린(clean) MT’를 주장하며 새로운 대학문화 주도에 나섰다.

21일 대학가에 따르면 지난 12일 경북 경주의 한 리조트에서 부산의 모 대학 4학년 박모씨(25)에게 맞아 쓰러진 이모씨(20)가 6일 만에 숨진 사실이 19일 알려진 바 있다. 이 사건에서도 어김없이 등장한 것이 음주. 부산진경찰서에 따르면 새벽까지 술을 마신 뒤 박씨가 후배들의 ‘기강’를 바로 잡겠다며 이씨를 주먹으로 때려 숨지게 했다는 것이다.

이같이 불미스런 일이 잇따르자 깨끗하고 건전한 MT 문화를 스스로 세우자는 대학생들의 노력도 보여 눈길을 끈다. 한양대학교 컴퓨터공학부는 오는 4월 2∼3일 90여명의 새내기들과 함께 서울시립대 강촌수련원으로 ‘클린 MT’를 갈 예정이다. 학부 부회장 이준엽씨(21)는 “이번 여행에 술은 일절 갖고 가지 않을 것이며 대신 학우들이 즐겁게 이야기꽃을 피울수 있도록 피자, 음료수, 다과 등을 준비할 예정”이라며 “사실 요즘 젊은 학생들은 선·후배 모두 옛 선배들만큼 술을 좋아하거나 억지로 먹어야 한다는 생각도 적기 때문에 기꺼이 이 결정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의견을 모으는 방법도 역시 신세대 답다. 이씨는 “철저한 사전계획으로 영상물을 제작했고 영상편지를 새내기들의 부모님, 학부장, 교수님들께 전달해 우리의 취지를 설명했다”며 “많은 호응과 지원을 받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MT 내용도 알차다. 준비된 프로그램은 △각조별로 베이스캠프 찾아오기 △조별 단체사진찍어오기 △축구, 농구, 미니게임 △선배들의 조언시간 △장기자랑, 생일파티, 촛불시간 등이다.


이씨는 “다른 대학, 학부 학생들도 이런 건전모임을 갖고 싶겠지만 전통이나 선배들 눈치를 보느라 시도하지 못할 것”이라며 “용기와 의지를 갖고 건전한 모임 문화를 ‘새로운 전통’으로 세우는 일에 더 많은 도움과 지원이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kueigo@fnnews.com김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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