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송)국내 직장인 "번아웃 신드롬" 위험수위 세계최고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7.05 14:04

수정 2011.07.05 14:24

#1. 행정안전부 감사관실에서 근무하던 사무관은 최근 잇단 비리에 따른 공직 감찰과 지난해 구제역 사태 업무 등으로 야근과 휴일에도 자원해 근무하던 중 향년 51세 나이에 과로로 순직했다. 고인은 올해 2월엔 국민권익위원회가 중앙 부처를 대상으로 선정하는 국민신문고 민원 처리 우수 기관 부서로 선정돼 받은 상금 500만원을 전액 기부하는 등 뛰어난 성품으로 직원들의 존경을 받아왔다.

#2. 입학사정관제 도입을 추진하다 지난 2009년에 심장마비로 숨진 서울대 입학관리본부장은 최근 법원에서 업무상 과로사라는 판정을 지난 4월 뒤늦게 받았다. 고인은 지난 2007년 서울대에 입학사정관제를 처음 도입한 뒤 국정감사 준비, 3불(본고사·고교등급제·기여입학제 금지) 정책을 앞세운 정치권과 갈등 등이 스트레스로 작용해 숨진 것으로 법원이 판단했다.

한국의 직장인들이 과도한 근무로 자칫 ‘번 아웃 신드롬(탈진증후군)’에 빠질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근로자의 연간 근무시간은 2256시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1위다.
반면 여가 시간에서는 최하위를 기록했으며,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일에만 매진하던 사람들이 주로 걸리는 ‘번 아웃 신드롬’은 무기력증이나 자기혐오, 직무거부 증상을 보이거나 이명, 불안장애나 우울증, 심지어 자살이라는 비극을 낳기도 한다.

5일 교육·문화기업 웅진씽크빅이 온라인 리서치 전문업체 엠브레인에 의뢰해 남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휴식에 대한 의식’ 관련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직장인의 87.3%가 ‘휴식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충분히 쉬고 있다’는 응답은 12.7%에 지나지 않았다.

특히 20대 직장인 70%는 법정공휴일수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이는 한국 직장인의 대다수가 시간에 쫓기고 잠시 쉴 여유조차 갖지 못하는 탈진증후근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장된 휴가는 자유롭게 사용하느냐’에 대한 질문에는 응답자의 68%가 휴가를 사용할 때 눈치를 본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혼자 쉬는 게 미안해서(34.8%) △돌아왔을 때 밀린 일이 부담스러워서(29%) △상사가 안 쓰니까(20.3%) △인사고과에 나쁜 영향을 줄 것 같아서(15.6%) 순으로 나타났다.

직장인들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가장 선호하는 방법은 음주가무(27.4%)보다 휴식(37%)이었다. 또 직장인들은 창의적인 발상의 힘을 얻는 곳에 대해 △독립된 공간에서의 휴식(37%)△책(21%) △새로운 연구자료(20%) △토론 및 회의(12%) 순으로 평가했다.

반면 ‘200만원의 상여금을 받는다면 연차 전부를 반납하고 일하겠다’는 직장인이 과반수 이상 집계돼 여전히 휴식보다는 돈과 성과를 쫓는 경우가 많았다.


‘일 때문에 15일 연차 전체를 포기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전체 응답자의 53.7%는 ‘그렇다’고 답했다. 근무 스트레스가 일반 직장보다 덜할 것으로 여겨져왔단 공무원과 대학직원들의 스트레스도 직종에 따라 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부산경찰청이 순직한 소속 경찰관과 전의경 265명의 사례를 조사한 결과, 6·25 전쟁당시 전사자 57명을 제외한 208명 중 과로로 순직한 사례가 132명으로 전체의 63.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나. 경찰 공무원들의 업무 스트레스가 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rainman@fnnews.com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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