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베이비부머 퇴직 본격화..‘묻지마 창업’은 쪽박 지름길

조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1.05 17:51

수정 2011.01.05 17:51

‘베이비붐 세대’(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의 정년퇴직이 본격화되면서 창업시장 열기도 뜨거워지고 있으나 무턱대고 도전했다가 실패하기 십상이어서 주의가 요구된다.

5일 통계개발원이 발표한 ‘베이비부머의 현황·은퇴효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조만간 직장을 떠나야 하는 베이비부머는 모두 713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5%에 육박한다. 노동시장에서 최종적 이탈시점이 65세 전후라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10년간 매년 수십만명의 퇴직자가 창업 또는 재취업 시장으로 쏟아져 나온다는 말이다.

전문가들은 상당수 베이비부머가 일선에서 물러난 후 제2의 인생을 설계하기 위해 ‘창업’을 선택하지만 실패율이 통상 50∼60%에 달한다고 지적한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안정성에 중점을 두고 창업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수요가 풍부한 장수업종을 택하고 형편에 맞게 시작하는 것이 성공 창업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창업 전 검증 철저, 준비 필수

창업에 나서기 전에는 ‘왜 창업을 하려 하는지’ 동기를 명확히 하는 게 필요하다.
직장에서 밀려나 어쩔 수 없이 하는 게 아닌, 창업을 통해 제2의 인생을 계획하고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는 등 새로운 꿈을 이루겠다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또 ‘나는 창업에 적합한 타입인지’ 등 철저한 자기검증도 필요하다. 막연히 창업을 생각했다면 전문기관의 창업교육 등을 통해 현실적으로 접근하고 자신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도 좋다. ‘소상공인진흥원’, ‘중소기업청’, ‘한국프랜차이즈협회’ 등에서는 창업정보, 자금정보, 창업컨설팅 등 다양한 창업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초보자인 만큼 충분한 사전준비를 한 뒤 시작하는 것도 성공 포인트다. 퇴직하자마자 쫓기듯 창업부터 하고 보는 것은 실패의 지름길이다. 창업 결심이 섰다면 최소 6개월은 준비하고 시작해야 하며 이 기간에는 업종 선정, 사업 타당성 검토, 입지 선정 등의 준비와 세무나 법률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는 것도 필요하다. 공인된 기관에서 창업교육을 받거나 창업박람회 등에 참석, 창업 아이템을 알아보고 인터넷에 개설돼 있는 창업정보 사이트를 통해 최근 정보를 꾸준히 체크하는 것도 유용하다.

■실무 체험 및 업종 안정성 파악 중요

퇴직자들에게 가장 부족한 점인 점포 운영 경험과 적성파악을 위해서는 점포에서 직접 실무를 체험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 나이에 어떻게’라는 생각은 버리고 직원이나 아르바이트로 취직해 직접 몸으로 부딪쳐 보는 게 좋다. 또 오랜 기간의 직장생활에 익숙한 퇴직자들이 창업시장의 흐름을 단숨에 파악하기란 쉽지 않은 만큼 경력을 살리되 자신이 선호하는 업종에만 치우쳐 창업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안정성이 높은 검증된 업종을 고르는 것이 좋다. 전혀 새롭거나 자신이 잘 모르는 업종을 고르는 것은 위험하다. 특히 사업 경험이 부족한 퇴직자들은 유행하는 업종에 현혹돼서는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유행 업종은 경쟁이 치열하고 수명도 짧기 때문이다.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이상헌 소장은 “은퇴세대의 경우 1인 창업보다는 관리력과 지원책들이 다양한 프랜차이즈를 선택해 창업하는 것이 좋다”며 “요즘은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가맹점 편의를 최대한 배려하기 위해 메뉴와 매장운영 시스템을 체계화했기 때문에 무엇보다 업종 선택을 잘해 창업하는 것이 노후를 대비,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형편에 맞는 투자, 가족창업도

재기 가능성이 높지 않은 퇴직자 창업에 대해 전문가들은 과도한 투자와 욕심은 피하고 형편에 맞는 사업전개가 가장 최선이라고 조언했다.
5000만∼1억원 정도의 자금이라면 지역상권에서 생활편의 업종이나 배달형 사업을, 1억∼2억원 정도라면 어느 정도 브랜드 파워가 있고 요즘 트렌드에 맞는 성장기 업종을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 다만 그만큼 브랜드간 경쟁도 치열하기 때문에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 아이템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강 대표는 “2억원 이상의 자금을 쥐고 있다면 업종 선택과 입지 선정에서 여유가 생기는 데다 대규모 점포로 창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성공 확률도 높지만 초기 투자비용이 큰 만큼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아이템을 고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 “부부 또는 자녀가 함께 운영하는 가족창업은 인건비 절감 등 점포 운영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며 “50대 이상 퇴직자는 체력적인 부담을 고려, 가족의 도움을 받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mountjo@fnnews.com조상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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