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송귀근 국가기록원 원장 “사실 기록에 목숨 걸었던 사관 정신 계승”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11.29 17:13

수정 2014.11.20 12:09

"국가기록원은 조선시대 왕의 행적을 기록한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하던 사고(史庫)와 유사합니다."

국가기록원 송귀근 원장은 "세계적으로 조선왕조실록처럼 왕의 행적을 사실 그대로 기록한 곳은 우리나라밖에 없을 것"이라며 옛 선조의 전통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송 원장은 "태종은 사냥 도중 실수로 말에서 낙마, 급히 일어나 좌우를 둘러보면서 '사관이 알지 못하게 하라'고 언급했는데 당시 사관은 왕이 이렇게 요청한 내용까지도 사실 그대로 실록에 기록할 정도였다. 지금 돌아봐도 대단한 일"이라고 말했다. 조선은 사관과 일가족 안전을 위해 왕가의 이야기를 필사한 사초의 붓글씨를 세검정에서 씻어내 누가 썼는지 모르도록 흔적까지 없애 철저히 신분을 보장했다.

송 원장은 "조선왕조가 500년이나 이어진 것은 이 같은 왕가 기록에 대한 보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국가기록원은 조선왕조실록 태백산사고본(국보 제151호,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을 소장 중이다. 송 원장은 "외국인들은 조선왕조실족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감탄을 금치 못한다"고 한국 기록유산의 우수성을 설명했다.

송 원장은 지난 10월 중순 광주광역시 행정부시장에서 국가기록원장으로 부임하자마자 '세계 기록 올림픽'이라 불리는 국제기록관리협의회(ICA) 2016년 총회를 프랑스와 경쟁 끝에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아시아에선 중국, 말레이시아에 이어 3번째다. ICA는 지난 1950년 발족돼 세계 195개 국가에서 1500여 회원이 가입, 활동하고 있는 기록 관리 분야 최대 국제기구다.

또 지난 16일에는 한국이 동아시아 기록관리협의회(EASTICA) 의장국이 되는 겹경사도 있었다. 송 원장은 "ICA총회 준비와 EASTICA 의장국으로 대한민국 기록관리의 세계화에 힘쓸 것"이라고 전했다.

국가기록원에 근무하는 320여명의 공직자 중 석·박사 학위 전문직만 45%에 달한다. 소장 국가기록물 서가 길이는 총 374㎞로 서울에서 전남 순천까지 거리에 달하고 총 290만권의 방대한 기록물을 보유하고 있다. 국가기록물은 실록 등 일부 국보를 제외하고는 99% 이상이 임시정부 시절 이후 근대 정부기록물이다.

전임 대통령에 관한 기록물은 경기 성남의 대통령기록관에 보관돼 있다.
송 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에 관한 국가기록물도 퇴임 6개월 전부터 대통령기록관에서 수집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가 기록물은 서울 광화문, 대전, 광주의 기록정보센터나 성남의 나라기록관, 부산의 역사기록관을 방문하면 직접 열람가능하고 홈페이지를 통한 온라인 열람도 된다.
국가기록원은 보유 중인 일본강점기 시절의 지적도 등을 통해 국민들에게 잃어버린 '조상 땅 찾기' 도움도 주고 있다.

/rainman@fnnews.com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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