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유럽 입양 두 자매,30여년만에 친엄마 찾았다

박인옥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12.21 17:29

수정 2014.11.20 12:00

파이낸셜뉴스와 잃어버린 가족 찾기에 나서고 있는 경찰청 182(경찰청 실종아동찾기)센터가 30여년 전 유럽 국가로 각각 입양돼 헤어져 지낸 자매와 이들 어머니의 상봉을 추진 중이다.

상봉 추진은 경찰청 182센터가 지난 1일 '실종아동·여성 등 사회적 약자 종합지원체계 구축' 사업을 마무리하고 통합 포털 '안전Dream'(www.safe182.go.kr)을 운영하던 중 '해외입양인연대' 정보 검색에서 발견한 첫 사례다.

21일 경찰청 182센터에 따르면 어머니 이모씨(67)는 지난 1972년 가정생활이 어렵자 남편에게 딸 3명을 맡긴 뒤 집을 나갔으며 남편은 큰딸 A씨(44·당시 4세)를 친척집에 맡겼고 B씨(43·당시 3세)와 C씨(40·당시 1세)는 1972년 8월 전북 전주 인근 유원지에서 아버지와 헤어졌다.

큰언니 A씨는 친척집에서 다시 종교시설에 맡겨졌으며 초등학교 5학년 때 친척집을 찾아 어머니 이씨를 만나게 됐다. 동생들을 찾기 위해 어머니와 친척집 등을 수소문했으나 찾을 방법이 없어 지난달 23일 182센터의 문을 두드리게 됐다.

민원을 접수한 센터는 A씨가 기억하는 친지의 이름을 조회해 동생인 B씨, C씨가 미아로 발견된 전주지역에 숙부가 생존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숙부로부터 "시설을 통해 입양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진술을 얻었다.


센터는 지난 9일 보호시설 입소기록을 확인하면서 1972년 전주에서 기아로 발견돼 같은 해와 2년 뒤인 1974년 각각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유럽으로 입양된 사실을 밝혀냈다.

조사 결과 B씨는 1974년 벨기에로, C씨는 기아로 발견된 1972년 덴마크로 입양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가족관계등록부에도 어머니 이씨와 큰언니 A씨, 둘째 B씨, 막내 C씨가 함께 등재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센터는 '안전Dream' 통합검색을 통해 '해외입양인연대' 입양인 친가족 찾기 정보에서 입양 아동인 C씨가 친부모를 찾는다는 사연을 발견했다.

그동안 B씨와 C씨는 언니, 동생이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할 뿐 이들 자매 역시 서로의 생사 및 행방을 몰랐다고 센터는 전했다.


어머니 이씨는 "1972년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집을 나온 뒤 하루도 딸들을 잊어본 적이 없다"며 "무슨 일을 할 때마다 딸들 생각에 죄인처럼 생활해 왔고 생사라도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

B씨와 C씨가 거주하는 국가 대사관은 이들의 유전자(DNA)를 확보, 센터에 보내기로 했으며 센터는 유전자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 검사 결과에 따라 어머니와 세 자매의 상봉을 추진할 방침이다.


센터 관계자는 "통합 포털 운영 이후 처음으로 해외로 입양된 2명을 포함, 한 가족의 상봉을 추진하게 됐다"며 "향후 통합 포털에 연계된 각 단체의 정보 검색을 통해 더 많은 가족이 상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pio@fnnews.com박인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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