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만원 지하철에선 ‘매너손’ 좀..” 누리꾼 ‘논란’

남형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7.07 16:46

수정 2011.07.07 16:40

“남자 분들 출·퇴근길 만원 지하철에서는 매너손 좀 해주세요.”

출·퇴근길 만원 지하철을 타면 공간이 좁아 승객들 사이에 신체 접촉이 발생하는 경우가 자주 생긴다. 이에 만원 지하철에 탑승 했을 때 ‘매너 있게 손의 위치를 둘 것’을 남성 승객들에 요청한 한 누리꾼의 게시글이 찬반 입장이 팽팽하게 이어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7일 포털 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게시판에 한 누리꾼(아이디:예비**)이 ‘지하철 매너손’이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게시글의 주요 내용은 사람이 많은 지하철에서는 남성 승객들의 손의 위치에 따라 여성 승객들이 불편할 수 있으니 두 손을 올려 모아 기도하는 자세를 취해달라는 것. 글을 쓴 누리꾼은 “출근 길 마다 지하철에 끼여 가는데 남성 승객들의 손 위치 때문에 신경이 많이 쓰인다”면서 만원 지하철에서 매너손 자세를 부탁했다.

이에 만원 지하철에서의 고충을 털어 놓는 남성 승객들의 성화가 이어졌다. 출근길 지하철을 이용한다고 밝힌 한 남성 승객은 “매너손을 하고 최대한 조심해보지만 워낙 공간이 없다보니 어쩔 수 없이 신체 접촉이 발생하는 부분이 있다”면서 “모든 남성 승객들을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은 무리가 있는 것 같다”고 반박했다.



다른 누리꾼도 “여성들의 고충도 이해하지만 반대로 남자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혹 성추행으로 오해 받으면 어떻할까 신경쓰이는 것도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한 여성 승객도 “난 여성이지만 이해가 안된다”면서 “만원 지하철을 피해 조금 일찍 출근하거나 승용차를 이용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게시글에 공감하는 누리꾼들의 반박도 이어졌다. 직장인이라고 밝힌 한 여성 승객은 “모든 남성 승객들이 불편하게 하는 것은 당연히 아니지만 일부 승객들 때문에 불쾌한 상황이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면서 “매너손을 강요하는 것도 아니고 조심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인데 무리한 부탁은 아니지 않냐”고 말했다. 다른 한 남성 승객도 “여성 승객의 입장에서 불쾌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도 십분 공감한다”면서 “일부 조심하지 않는 남성 승객들에게 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 끊임 없이 ‘갑론을박’만 이어지자 아예 지하철 여성 전용칸을 부활시켜 논란을 없애자는 주장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일본에서는 지하철 여성 전용칸이 있다”면서 “여성 전용칸이 생기면 만원 지하철에서 서로 불편한 남·여 승객 사이의 논란을 없애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일본에서는 게이한(京阪)전철이 1954년 여고생 전용칸을 만들었고, 2000년 게이오(京王)전철이 취객들의 횡포로부터 여성들을 보호하기 위해 여성전용칸을 만들어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onnews@fnnews.com 온라인뉴스팀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