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로펌, 공익변론으로 사회공헌 확대

권병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3.31 18:10

수정 2013.03.31 18:10

단순 봉사나 기부 수준에 그쳤던 국내 법무법인(로펌)들의 사회공헌활동이 변호사들의 재능기부를 통한 프로보노(공익변론) 활동으로 확대되면서 빠른 속도로 활성화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그동안 법률서비스 시장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회공헌 활동에 인색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국내 로펌들이 소속 변호사들의 프로보노 활동으로 새로운 전환기를 맞았다.

■프로보노로 사회공헌 앞장

법무법인 태평양과 광장은 이미 10년 전부터 공익활동위원회를 출범시켜 프로보노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이들 로펌은 모두 프로보노 활동시간을 업무시간으로 인정하고 변호사들이 협업할 수 있도록 팀별 공익활동을 장려하고 있다.

법무법인 태평양은 2009년 공익재단 '동천'을 설립해 4명의 공익전담변호사가 국내 로펌과 공익단체를 연결하는 등 체계적으로 프로보노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발간한 '공익활동보고서'에 따르면 태평양은 지난해 소속 국내 변호사의 68%인 188명이 프로보노 활동에 참여했다.
이들의 프로보노 활동시간은 1인당 연간 평균 67.18시간으로 전년에 비해 20% 이상 늘었다. 이 같은 활동으로 태평양은 지난 2월 대한변호사협회가 올해 처음 제정한 변호사공익대상을 수상했다.

재단법인 동천은 공익법률지원 시스템을 구축, 변호사들이 갖춘 전문성과 경험을 최대한 활용해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법률구조 활동과 법제도 개선 등에 나서고 있다.

법무법인 광장은 신입 변호사를 의무적으로 공익활동위원회에 배치하고 프로보노 소송과 일반 소송을 동일하게 인정하고 있다.

로펌의 사회적 책임에 공감한 법무법인 로고스도 2011년 별도의 공익재단 '희망과 동행'을 설립했다.

법무법인 세종은 지난해 6월 CSR팀을 꾸리고 공익 전담 변호사 1명을 배치했다. 법무법인 원은 5년 전 출범과 동시에 공익활동위원회를 꾸리고 전체 변호사 80명 중 20명을 위원회에 배치했다.

■네트워크 구축 등 과제도 산적

이처럼 국내 로펌의 프로보노 활동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이제 시작단계에 불과해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은 것으로 지적됐다.
예컨대 외부기관과 프로보노 활동을 연결하고 조정해주는 '컨트롤타워'의 설립이라든지 공익전담 변호사를 둘 여건이 되지 않는 중소 로펌의 프로보노 활동 지원 등이 꼽힌다.

강용현 법무법인 태평양 대표변호사는 "사회의 모든 영역과 계층이 함께 발전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공익활동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프로보노는 '공익을 위한다(pro bono publico)'라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말로 전문가 집단이 자신의 지식이나 재능을 사회에 기부하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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