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숙명여대 작곡과 학생들, 등교 거부 나선 사연은?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9.02 15:26

수정 2014.09.02 15:26

숙명여대 작곡과 학생들, 등교 거부 나선 사연은?

숙명여대 작곡과 학생들이 2학기 개강 첫 날부터 등교 거부 운동에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4학년도 2학기가 시작된 지난 1일 숙명여대 작곡과 재학생 수십명은 학교 곳곳에서 피켓 시위를 벌였다. 내용은 숙명여대 작곡과의 윤모 교수, 홍모 교수의 언행을 폭로하면서 두 교수가 파면되지 않을 경우 다음 학기 등록을 거부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날 작곡과 재학생 115명은 학내 게시판과 음대 건물 곳곳에 대자보를 붙였으며, 오늘의유머, 다음 아고라 등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숙명여대 작곡과 두 교수들의 만행을 공개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들은 윤 교수에 대해 "50분씩 1대1로 해야 하는 개인 레슨을 10명씩 모아 한 사람당 5분 정도 밖에 수업을 하지 않는다"며 "수업 중 피아노 위치가 중앙이 아니라며 연주를 중단하고 조교와 학생들에게 폭언을 했다. 동료 교수에게는 '쟤', '야, 이 여자야'라고 지칭한다"고 고발했다.


이어 "윤 교수의 작품을 대부분 연주하는 바이올린 연주자가 작곡과 겸임교수로 채용됐으며, 작곡과 전공필수 과목인 악기론을 가르친다. 서울 시내 모든 음대의 악기론 강의는 작곡과 출신의 교·강사가 강의한다"며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홍 교수에 대해서는 "'인간쓰레기', '연대·이대 학생들보다 덜 떨어졌다', '너희 부모는 무책임하다' 등의 모욕적 언사를 서슴지 않는다"며 "학생들은 조교 통해 정시출석, 교수는 10분 이상 늦게 들어와 수업시간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 또 레포트를 제출했으나 레포트 행방이 묘연해지자 학생들에게 책임 전가 후 지방에 사는 학생까지 직접 와서 재제출할 것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학생들은 "작곡과 학생들은 입학하자마자 선배들의 졸업작품집을 권당 2만원씩 현금으로 지불하고 구매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보도된 기사에 따르면 학교에서 지원한 돈으로 졸업작품집을 제작했다고 돼있다"며 졸업작품집에 대한 예산 공개를 요구했다.

또 "학교에서 제작한 오선지 악보보다는 일반 시중에서 판매되는 악보가 더 저렴할뿐더러 학생들에게 훨씬 인기가 많다. 하지만 과에서는 과제 제출시 반드시 과에서 판매하고 있는 악보를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오선지 수익금이 어디에 쓰이고 있는 지도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학교 관계자는 "2학기부터 두 교수에게 수업을 배정하지 않기로 했다. 현재 진상 조사를 벌이고 있으나 추석 연휴도 있고 교원의 인사 문제는 이사회 승인을 받는 과정이 필요하기에 이번달 안에 사태를 마무리짓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밝힌 뒤 두 교수의 파면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 사안을 확인 중이기 때문에 파면 여부에 대해서는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두 교수의 수업을 대체할 강사를 3일 선정해서 수업이 정상 진행되도록 하는 등 학생들의 수업권은 보장할 예정"이라며 "총장님이 학생들과 직접 대화를 하는 등 학교 측은 향후 대응 방안을 설명하면서 수업은 수업대로 듣는 것이 낫지 않냐고 (등교 거부 중인) 학생들을 설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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