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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 시정 4개년 계획발표 ‘사람특별시’에 방점

김성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9.04 18:01

수정 2014.09.04 18:01

박원순 시장, 시정 4개년 계획발표 ‘사람특별시’에 방점

박원순 서울시장이 4일 공개한 민선6기 서울시 청사진인 '서울시정 4개년 계획'은 한마디로 사람, 시민이 중심이 된 '사람특별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민선 5기의 토대 위에 시민이 중심이 되는 다양한 시책들을 마련했다. 하지만 25개의 핵심사업 추진에 필요한 8조3350억원 중 신규 소요재원인 3조800억원에 대한 구체적인 조달계획이 제시되지 않아 계획대로 사업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안전강화…황금시간 목표제 도입

이번 서울시의 '4개년 계획'에서 박 시장은 '사람특별시'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내걸며 자신의 2기 시정 목표를 완수하겠다고 공언했다. 이 중 시민들의 관심을 끄는 신규사업은 안전과 환경, 그리고 복지 분야다.

안전확보 차원에서 모든 재난과 사고 유형별로 황금시간 목표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쉽게 설명하자면 지하철화재 시에는 3분 내에 도착해야만 시민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황금 룰'을 안전 분야에 전면 도입한다는 얘기다. 이를 기초로 건축물 붕괴(72시간), 지하철 화재(3분), 심정지(4분), 산사태(30분) 등 재난 및 사고별 구조 시간을 정립해 목표 시간 안에 구조 및 재난 확산 방지 등의 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박 시장은 "세월호 침몰, 도곡역 열차 방화사건 등을 통해 체계적인 안전시스템과 시민 대응능력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박 시장은 도심정체와 시민건강을 위협하는 매연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심차도를 줄이고 보행권(안심하고 걸어다닐 권리)을 우선하는 도로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이에 시는 주택가와 공원 등 생활공간을 중심으로 보행전용거리를 2018년까지 매년 10개소씩 총 105개소까지 2배로 확대하고 대각선 광폭 횡단보도도 도심지역을 중심으로 50개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시는 2018년 이후에도 4대문 안에서 총 20.0㎞의 차도를 줄일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종로의 경우 서울에서 보행자가 가장 많은 곳 중의 하나지만 찻길 옆 인도는 매우 좁다. 인도가 현재보다 2배 이상 늘어나면서 보행 편의가 크게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광화문광장 12배 녹지공원 조성

국회대로와 서부간선도로는 광화문광장의 12배에 해당하는 22만3000㎡ 규모의 녹지공원으로 조성된다.

국회대로는 2017년까지 1만2000㎡를 공원화하는 1단계 사업을 완료하고, 서부간선도로는 2015년 금천구에서 1만4000㎡의 시범공사 구간을 완공한다. 시는 동부간선도로도 상계동∼대치동 17.2㎞, 4∼6차로 구간에 대해서도 지하화를 검토하고 있다. 시설이 낡아 올해 말 차량 통행이 금지되는 서울역고가도로는 내년 7월에 새로운 형태의 문화공간으로 변신하게 된다. 서울시는 서울 한복판에 있는 폭 10.3m, 연장 938m의 고가도로를 철거하지 않고 구조물 보강 공사를 거쳐 풀과 나무가 있는 녹지공원으로 만들 계획이다.

홍릉에는 저출산과 고령화, 베이비부머의 은퇴에 따른 시장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스마트에이징 클러스터'가 2017년까지 들어서고 창동.상계동 38만㎡ 일대는 문화상업중심지역,개포 외국인학교 부지는 정보기술(IT) 복합단지인 '개포디지털혁신파크'로 조성된다. '도시재생본부'를 통해 박 시장 임기 동안 도시재생사업에 2조원을 투자해 창신.숭인, 가리봉지구 등 6곳의 도시재생 사업을 우선 추진한다.

■재원조달 계획 미비…실효성 의문

이번 서울시정 4개년 계획의 25개 핵심과제 추진에 필요한 투자수요는 총 8조3350억원에 달한다. 이미 중기재정계획에 반영됐거나 계속사업을 제외하고, 실제 신규투자가 필요한 부분은 3조800억원 정도라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현재 4개년 재정전망(2015~2018)에 따른 신규사업 가용 재원은 5조4000억원으로 추계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안전과 복지분야 국비지원, 기존사업의 예산절감 등을 통해 신규투자 재원 마련은 가능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특히 박 시장은 시 재정에 대해 "취임한 이후 중앙정부가 정책을 결정해놓고 지방정부에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사업이 수천억원 정도 늘어났다"며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와 아무런 협의도 없이 사업을 결정해서 하달하면 지방정부가 정작 하려고 하는 사업을 놓치게 된다"고 설명, 중앙정부의 이해와 지원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그러나 시는 이날 발표되지 않은 세부사업까지 합하면 투자 총수요는 16조원 이상으로 예측되는 데다 고질적인 재정난은 장기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정부가 추진 중인 '한강관광자원화' 사업도 겹쳐 서울시와의 예산 조율에는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win5858@fnnews.com 김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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