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바닷가,유화물감 냄새 훅∼” …日 쿠와쿠보 두아트서 첫 전시

박현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2.15 16:56

수정 2014.11.13 16:27

인상주의 화풍속에 색다른 시각으로 바다를 담아내는 일본의 젊은작가 쿠와쿠보 토루(30)가 한국에 온다.

오는 3월 13일∼31일 서울 인사동 두아트갤러리에서 ‘바닷가에 사는 여인’이라는 제목으로 서울서 첫 전시회를 연다. 풍경화와 인물화 14점을 선보인다

쿠와쿠보의 작품은 고흐처럼 두터운 마티에르의 유화가 트레이드 마크다.

모네와 반 고흐등 20세기 거장의 화풍을 떠오르게 하는 쿠와쿠보의 작품은 눈에 익은 명화가 주는 기분 좋은 느낌이다. 반면 모래밭은 파는 사람이나 땅속에서 솟아나오는 꽃 등 해변의 비현실적인 장면이 보는 사람의 불안과 호기심을 자극한다.

쿠와쿠보는 지난 2004년 2월 일본 갤러리 토미오 코야마 갤러리에서 개인전 첫날 모든 작품을 판매해 주목을 받았다.
일본 유명 미술잡지 ‘미술수첩의 스카우트 상을 수상했다.

작가는 3월 11일 방한 13일까지 갤러리에서 설명회를 가질 계획이다.(02)738-2522

/hyun@fnnews.com 박현주기자

■다음은 쿠와쿠보와 인터뷰 전문

―당신의 작품을 처음 보는 사람에게 쿠와쿠보 토오루의 작품세계에 대하여 설명을 한다면.

쿠와쿠보: 이번에는 가공(架空)의 화가가 바다에 사는 가공(架空)의 여성의 생활을 기록한다라는 내용으로 제작했습니다.

―당신은 현대적인 이미지와 스타일을 전통적인 방식, 특히 인상주의와 함께 구사하고 있습니다. 전형적인 방식으로 그림을 그리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쿠와쿠보:나는 그림을 그리려고 할 때, 허구의 화가를 연기하는 것이라면 그릴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나를 포함한 여러 사람들이 상상하는 화가의 모습 - 이를테면 피카소라던가 반 고흐라던가- 에 나 자신을 부합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렸습니다.

그 때, 피카소나 마티스, 반 고흐 같은 전형적인 화가에 가까운 화가라면 회화다운 회화를 그려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인상주의란 당신에게 무엇입니까

쿠와쿠보: 나에게 인상주의란, 가장 회화적인 표면을 지닌 전형적인 이미지이고, 또 동시에 동경의 대상이기도 합니다. 워홀이 뭔가를 표현하려고 마릴린 먼로를 실크스크린으로 출력한 것처럼 전형적인 화가가 자신의 생각을 전형적인 방식으로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느낀 것입니다.

―작품에 영향을 준 에피소드나 개인사가 있습니까

쿠와쿠보: 어렸을 적에 화가였던 할아버지가 그리고 있던 것을 본 것과 유화 물감의 냄새가 나던 할아버지의 아틀리에가 좋았던 것을 우선 꼽을 수 있습니다. 또한 대학시절, 여행중에 우연히 들어갔던 인상파의 전시회에서 반 고흐의 <버드나무 가지가 드리워진 정원(Garden with Weeping Willow)>이라는 소품을 보았던 것. 그리고 ‘비가벤리(ビガベンリ)’라는, 어머니가 남긴 의미불명의 유언이 있습니다.

―당신의 이전 작품들을 보면 바닷가를 배경으로 넥타이를 매고 셔츠를 입은 남자와 꽃들이 등장합니다. 그것들이 지닌 상징적인 의미는 무엇인가.

쿠와쿠보: 해변은 어느 시대라도 별로 변하지 않는 넓은 장소에서, 중립적인 무대의 구실을 하는 장소는, 내게는 바다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쪽과 저쪽을 잇는 장소라는 의미도 있는 것 같습니다.

와이셔츠에 넥타이의 남자은 개인적으로 부여한 의미로는 그게 현대를 살아가는 인물의 상징이라고 여겨지도록 의식하면서 그리고 있습니다. “산다는 것은 무의미하고, 그저 부질없는 짓일지도 모르지만, 살아 있는 이상, 적어도 자신과 주위의 세계를 긍정하고 싶지 않은가”라고 생각하는, 무작위(無作爲)의 목적을 설정해서 사는 사람들입니다.

꽃은 산다는 것의 의미와 목적을 넘은 긍정의 상징입니다.

―스무 살의 당신은 어땠습니까

쿠와쿠보: 성격은 염세적, 회의적,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고 초조해 했습니다.
그리고 1주일에 세 번, 농구를 했습니다. 1주일에 3회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나머지는 미술관에 가거나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서른 살의 당신은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살 거라고 생각합니까

쿠와쿠보: 그림을 그리고, 피곤해지면 미술관에 가거나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거나 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게 꿈입니다.

―좋아하는 일본의 작가와 일본영화는

쿠와쿠보: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다카하시 겐이치로(高橋源一?), 요시모토 바나나(吉本ばなな) 아베크 몬 마리(원제: Avec mon mari)(1998년), 그 여름 가장 조용한 바다(1991, 기타노 다케시 감독), 붉은 돼지, 하나와 앨리스, 메종 드 히미코, 훌라걸스(2006년, 아오이 유 주연) 등을 좋아합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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