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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북] 소비자 마음 붙잡는 ‘브랜드 관리’

노정용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10.10 16:19

수정 2014.11.04 22:20



■브랜드 리더십(데이비드 아커·에릭 요컴스탈러 지음/비즈니스북스)

“제품은 공장에서 만들어지지만 브랜드는 소비자의 마음 속에서 만들어진다.”(월터 랜더 린더 린더 어소시에이츠 설립자)

브랜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생산 과잉, 치열한 가격 경쟁, 유사 제품의 홍수, 강력한 도소매 업체의 증가 등 복잡다단하고 변화무쌍한 시장에서는 강력한 브랜드만이 살아남기 때문이다. 그동안 브랜드에 무관심했던 병원이나 정유회사, 소프트웨어업체, 은행, 도소매업체 등이 경쟁적으로 브랜드라는 개념을 도입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세계적 브랜드 권위자 데이비드 아커 교수와 글로벌 브랜드 전문가 에릭 요컴스탈러 박사가 공동으로 펴낸 ‘브랜드 리더십’은 소비자의 마음을 파고드는 강력한 브랜드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 책은 ‘브랜드 자산의 전략적 경영’과 ‘데이비드 아커의 브랜드 경영’에 이어 브랜드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하는 브랜드의 살아있는 교과서로 불린다.
특히 나이키, 코카콜라, 맥도날드,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 300개 이상의 다양한 브랜드 사례 연구를 종합하여 브랜드 관리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을 명쾌하게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GM의 캐딜락은 대형 럭셔리 카의 대명사로 통했다. 캐딜락은 ‘대형차 시장에서 확보한 브랜드 파워를 활용해 중형차 시장으로 진출한다’는 브랜드 확장 전략을 수립하고 캐딜락의 중형차 브랜드 ‘시머론’을 출시했다. 그런데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고, 오히려 캐딜락의 이미지만 저하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캐딜락은 대형 럭셔리 카의 이미지가 너무 강했기 때문에 중형차 시장에서의 명시적인 보증이 오히려 역효과를 낳은 것이다.

반면에 소형차 시장에서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구축한 도요타는 고급차 시장에 진출할 때 도요타라는 이름이 진입 장벽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미리 간파했다. 그래서 ‘도요타 렉서스’가 아닌 ‘렉서스’ 단독으로 브랜드를 출시하는 그림자 보증 브랜드 전략을 효과적으로 구축해 고급차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렉서스라는 브랜드를 활용해 시장에서 새로운 브랜드 리더십을 창출한 것이다.

위의 사례에서 보듯이 기업은 시장에 제품을 내놓을 때 모 브랜드가 소비자의 구매 행위를 주도(브랜드 리더십)하게 할지, 아니면 개별 제품 브랜드가 주도하게 할지를 잘 선택해야 한다. 브랜드 리더십의 설정에 따라 ‘시머론 효과’도 나타나고 ‘렉서스 효과’ 같은 브랜드 리더십이 창출되기도 한다. 데이비드 아커는 이러한 효과를 브랜드 레버리지 효과라고 규정하면서 브랜드 레버리지 효과는 리더십에 의해 좌우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대다수 기업들은 브랜드 레버리지 효과를 고려해 어떤 브랜드가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만들지를 고민하기보다는 어떻게 또 새로운 브랜드를 띄울 것인지를 고민한다. 그 결과 브랜드가 대량 생산되고 급기야 한 기업이 보유한 브랜드의 수가 지나치게 많아져, 어떤 브랜드에 자산을 집중할 것인가라는 브랜드 리더십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포드와 BMW의 사례는 브랜드 리더십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포드는 스포츠형 다목적 자동차(SUV) 브랜드를 무려 7개나 출시했다. 소비자들은 포드의 SUV를 구매하기 위해 매장을 방문할 때면 7개의 브랜드 중에서 어떤 브랜드를 선택해야 할지 고민해야 했다.

그런데 BMW는 포드와는 정반대였다. BMW는 SUV브랜드를 X3와 X5 두 종류만 출시함으로써 소비자의 선택과 내부 직원들의 브랜드 제시를 명확하게 했다.
이와 같이 지나친 브랜드 확장은 지렛대 하나로 너무 많은 사업과 제품을 들어올려야 하기 때문에 브랜드 레버리지 효과를 감소시킨다. 또한 한 기업에서 너무 많은 제품 브랜드를 만들고 신규 브랜드를 자주 도입하는 것도 마찬가지 결과를 가져온다.
신규 브랜드는 시장을 들어올릴 만한 충분한 브랜드 에쿼티를 확보할 때에만 레버리지 효과를 통해 브랜드 리더십을 창출할 수 있는 것이다.

/noja@fnnews.com 노정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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