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고리엄의 장난감 백화점,‘꿈 파는 가게’를 지켜라

박현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12.20 17:16

수정 2014.11.04 14:57



‘찰리와 초콜릿 공장’ ’박물관이 살아있다’에 이어 올 겨울 크리스마스에는 장난감이 깨어난다.

동화같은 영화 ‘마고리엄의 장난감 백화점(감독 자크헬름/수입/배급 ㈜스튜디오 2.0)’은 행복하고 환상적인 마법의 세상으로 안내한다. 아이들은 물론 어른도 대환영이다.(전체 관람가)

‘아이들의 천국’ 장난감가게에서 꿈에서 상상했던 마법같은 세계를 경험하며 순수의 시절로 되돌아가게 한다.

항상 모자를 쓰고 다니는 어린 주인공 에릭의 나레이션으로 시작되는 이 영화는 ‘믿으면 보인다. 믿으면 된다’는 ‘믿음’에 관한 이야기다.


■할리우드 최고 기술자 뭉쳐 제작

이 영화에서 가장 눈을뗄 수 없게 하는 것은 살아 움직이는 마법의 장난감 백화점 그 자체다. 걸어다니는 듯한 스프링 장난감 ‘슬링키’는 물론 세계 최고의 장난감 브랜드인 레고의 협찬으로 바닥부터 9.2m(30피트) 높이의 천장까지 수십만 개의 장난감들로 가득 채웠다.

3305㎡(1000평)에 달하는 거대한 세트 장으로 만들어진 백화점은 환상적이면서도 클래식하다. 서커스 축제 분위기에서 화려한 뮤지컬 공연과 초현실주의 화가의 그림까지 다양한 색채와 시각적인 화려함을 선사한다.

놀라운 마법과 환상이 버무려진 화면은 ‘해리포터’ 시리즈부터 ‘네버랜드를 찾아서’, ‘샬롯의 거미줄’, ‘황금나침반’까지 블록버스터와 판타지 영화를 이끌어온 최고 기술자들의 솜씨로 완성됐다. 불을 뿜는 공룡, 하늘을 나는 로켓과 살아 헤엄치는 물고기떼, 사람을 안아주는 봉제인형 등 수많은 세상의 모든 장난감들이 마법과 기적을 일으킨다.

첨단 그래픽과 더불어 더스틴 호프만 나탈리 포트만, 자크 밀스의 뻔뻔하고 사랑스런 연기는 짱짱하게 화면을 이끈다.

대본을 받아 본 순간 바로 출연을 허락했다는 미스터 마고리엄 역의 더스틴 호프만은 뻔뻔한 유머와 우아함으로 243살이라는 황당한 나이를 진짜로 믿게 만든다. 흰눈썹, 적당히 나온 배, 보기좋게 주름진 얼굴과 천진난만한 표정, 여유있는 그의 연기는 역시 ‘천재 배우’라는 수식어를 떠오르게 한다.

“나는 윌리 왕카나 롤러 코스터, 사과 주스처럼 아이들이 열광하는 특별한 무언가를 만들어 보고 싶어요”라는 감독의 정성스러운 메모와 시나리오를 받아들고 그 자리에서 바로 출연을 결심했다는 가게 점원 역의 나탈리 포트만은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관객을 빨아들인다. 반면 2000대 1의 경쟁률을 뚫었다는 어린 주인공 자크 밀스(에릭)는 크리스마스날이면 안방극장을 점령하는 매컬린 컬킨을 연상케 하지만 귀여운 중독성은 따라붙지 못한다.

■기운 잃은 마법의 장난감 가게

장난감 백화점 사장 미스터 마고리엄(더스틴 호프만)의 나이는 243세. 믿기지 않지만 그는 에디슨과 같은 세월을 보냈고 세상의 모든 기이한 장난감을 수집하고 발명하는데 일생을 보낸 위대한 장난감 발명가다. 흰눈썹 휘날리며 아이들과 뛰놀던 그가 이 세상과 작별을 하려고 한다. 셰익스피어가 ‘햄릿’의 마지막 문장에 썼던 ‘그가 죽었다’를 가장 좋아한다는 그는 장난감 가게를 점원 몰리(나탈리 포트만)에게 넘겨주려고 한다. 하지만 몰리는 받아들일 수가 없다. 어릴적부터 피아노 신동이란 소리를 듣고 자란 그녀는 장난감가게에서도 매일 손가락을 허공에 움직이며 피아노를 치는 게 버릇이다. 날마다 피아노앞에 앉아 머리를 싸매고 있는데 장난감 가게라니 말도 안된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사장이 떠나자 반짝반짝 환상적인 가게가 온통 회색으로 변하고 살아움직이던 장난감들도 생기를 잃고 잠들어 버린다. 백화점을 가득 메웠던 열기구들과 비행기 그리고 싱싱하게 살아 헤엄치던 물고기 모빌은 더 이상 날지 않는다.
신기한 기운을 잃고 점점 회색 빛으로 변해가는 백화점 때문에 ‘몰리’는 두려움에 휩싸이며 자신감을 잃어 간다. 과연 장난감 백화점이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까. 24일 개봉.

/hyun@fnnews.com 박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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