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연일 매진사례 연극열전 2..“또 오실거죠”

정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2.13 17:19

수정 2014.11.07 13:01



“표 구하기 힘드네.”

요즘 대학로에서 최고의 티켓 파워를 과시하고 있는 공연은 단연 ‘연극열전2’이다. 지난 2004년 80∼90년대 히트작 15편을 1년간 연속 공연하며 화제를 모았던 ‘연극열전’ 시리즈가 두번째 시즌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 말부터. 첫 작품으로 장진 작·연출의 ‘서툰 사람들’(12월7일∼3월16일)에 이어 김지훈 연출의 ‘늘근도둑 이야기’(1월4일∼3월9일)를 무대에 올린 ‘연극열전2’는 보조석까지 동나는 진풍경을 연출하며 연일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대학로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연극열전2’가 새봄을 앞두고 2개의 비장 카드를 새롭게 꺼내들었다. 지난 91년 윤주상·최화정 주연으로 초연돼 인기를 모았던 ‘리타 길들이기’와 영국 극작가 데이비드 해로우어의 최신작 ‘블랙버드’다.

◇리타 길들이기=오는 3월14일부터 서울 대학로 한솔원더스페이스(옛 사다리아트센터) 동그라미극장에서 만날 수 있는 ‘리타 길들이기’(줄리 월터스 작·최우진 연출)의 관전 포인트는 초연 배우인 최화정과 윤주상이 17년만의 재회. 미용사 리타와 문학 교수 프랭크가 나누는 따뜻한 인간적 교감을 두 사람만의 대화로 풀어가는 이 작품으로 최화정은 동아연극상 여자연기자상(93년)을 수상하기도 했다. 초연 당시 20대였던 최화정이 17년이 지난 지금 스물여섯살의 귀엽고 발랄한 리타를 어떻게 표현해낼지도 큰 관심사다.
리타 역은 최화정 이후에도 영화배우 전도연(97년), 이태란(2004년) 등이 깜짝 캐스팅돼 연극 외적인 관심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영화·방송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인상적인 중년 연기를 선보여온 배우 윤주상도 이번 작품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또 연극 ‘이발사 박봉구’에서 인상적인 창녀 연기를 선보여 주목받았던 이승비와 ‘고도를 기다리며’의 에스트라공 역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박용수가 더블캐스팅돼 초연 멤버와는 또다른 느낌의 리타와 프랭크를 연기한다.

◇블랙버드=오는 3월21일부터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무대에 오르는 ‘블랙버드’(연출 김광보)는 파격적인 소재가 우선 눈길을 끈다.
영국의 젊은 극작가 데이비드 해로우어가 신문에 보도된 실화를 바탕으로 쓴 이 작품의 주인공은 이웃집 소녀 우나와 성관계를 가졌던 마흔살의 남자 레이. 15년 뒤 성인이 된 소녀가 남자를 찾아오면서 이야기를 시작하는 ‘블랙버드’는 좁은 방에서 펼쳐지는 두 사람의 직설적인 대화를 통해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만남’ 속으로 관객을 이끌어간다. 지난 2005년 세계 최대의 공연축제인 에딘버러 페스티벌에서 초연된 이후 영국 웨스트엔드(2006년)와 미국 오프브로드웨이(2007년) 무대에 연이어 진출하며 화제를 모았던 ‘블랙버드’는 영국의 권위있는 연극상인 로렌스 올리비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단 한번의 퇴장도 없이 2시간 동안 끊임없이 말을 쏟아내야 하는 우나와 레이 역은 지난 2005년 ‘프루프’ 이후 3년만에 연극 무대에 서는 추상미와 ‘필로우맨’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20년 경력의 연극배우 최정우가 맡았다. 2만5000∼3만5000원. (02)766-6007

/jsm64@fnnews.com 정순민기자

■사진설명=리타 길들이기(왼쪽), 블랙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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