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피카소와 달리,비보이가 되다..김경렬 개인展

노정용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9.22 16:19

수정 2014.11.06 00:09



세계 미술사에 한 획을 그은 천재화가 피카소가 울퉁불퉁 근육질 몸매를 뽐내며 격동적인 자세로 춤을 춘다. 그의 맞상대는 물구나무를 선 천재 과학자 아인슈타인이다. 피카소와 아인슈타인이 격렬한 춤을 추며 맞장을 뜨고 있는 것이다.

중견 작가 김경렬(52)은 이처럼 ‘격전(The Battle) 시리즈’를 통해 세상에 위대한 업적을 남긴 역사적 인물의 얼굴에 비보이의 화려한 동작을 강렬한 색채로 담아낸다. 기존의 인물화와는 다르게 그만의 재기 넘치는 발상이 그대로 묻어남으로써 디지털 시대의 회화적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김경렬의 개인전이 오는 25일부터 10월 4일까지 서울 청담동 박영덕화랑(02-544-8481)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디지털 문화로 인지되는 21세기에 현대미술 속 사실주의 회화가 어떻게 가능한지를 보여주는 작품 20여 점이 전시된다.

작가는 “예전에는 인물과 나무를 그렸어요.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나무는 인간의 삶을 대변하는데 거기에 인간의 표정을 나타냈지요. 하지만 디지털로 대변되는 우리 시대상을 담기에는 미흡하다는 생각이 들어 역사 속 인물과 우리 시대의 문화 아이콘인 비보이와 연결시켰습니다”고 말한다.

그의 작품은 미래의 희망을 얘기한다. 역사 속 인물을 통해 과거를 끌어오고 힘과 스피드를 겸한 비보이 문화로 현재를 이야기하면서 미래의 희망을 드러내는 것이다. 특히 황금분할을 중시하는 전통 회화문법을 무시한 채 컴퓨터로 이미지를 조작하고 왜곡시켜 새로운 조형세계를 선보인다.

김경렬은 이에 앞서 실제 비보이를 체험하고자 춤을 추며 비보이 특유의 동작을 연구하기도 했다.
그의 그러한 노력은 춤추고 있는 고흐, 달리, 아인슈타인의 표정과 절묘하게 어울려 대단히 역동적이란 평이다.

홍익대에서 응용미술학과를 전공한 그는 대기업에서 산업 일러스트 디자이너로 승승장구하다가 ‘정신적 허기’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고 일본으로 건너가 본격적으로 회화에 매달린다.
회화에 대한 그의 열정은 ‘나무’와 ‘인물’로 대변되는 그만의 색깔을 드러내는데 성공해 그동안 18번의 개인전과 80여 차례의 기획전을 개최했다.

/noja@fnnews.com 노정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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