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뮤지컬 영화 ‘하이스쿨뮤지컬’

정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2.05 19:22

수정 2009.02.05 19:22



세상이 뮤지컬처럼 신나면 얼마나 좋을까. 미국에서 TV용 영화로 제작됐던 뮤지컬 영화 ‘하이스쿨뮤지컬’이 케이블 TV 역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것은 아마도 세상이 뮤지컬처럼 신나지만은 않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애석한 노릇이지만 엔터테인먼트는 현실의 반영이 아니라 현실에서 도피할 때 오히려 ‘대박’을 터뜨리는 경우가 많다.

미국에서는 TV영화로, 뮤지컬로, 투어 콘서트로, 아이스 쇼로 다양한 변신을 거듭하며 히트상품 반열에 오른 ‘하이스쿨뮤지컬’이 극장용 영화로 국내에 처음 소개된다.

지난 2006∼2007년 미국 디즈니 채널을 통해 방영됐던 두 편의 TV영화에 이은 세 번째 작품이자 첫 극장용 영화 ‘하이스쿨뮤지컬-졸업반’이다.

이번 영화에는 TV영화에 출연하면서 연인 관계로 발전한 잭 애프론과 바네사 허친스 등 전편의 젊은 출연진들이 고스란히 등장한다. 연출(케니 오티카), 음악(스티븐 빈센트), 안무(찰스 클라포우·보니 스토리) 등 이번 영화를 만든 제작진도 원년 멤버 그대로다.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첫선을 보인 ‘하이스쿨뮤지컬-졸업반’은 개봉 첫 주말 무려 4200만달러에 이르는 흥행 수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모았던 뮤지컬 영화 ‘맘마미아!’의 개봉 성적(2780만달러)을 웃도는 수치.

당시 미국 극장 관계자들은 “전체 관객의 약 70%가 가족단위 관객으로 그 밖에는 18세 이하 또는 20대 초반의 여성 관객이 대부분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하이스쿨뮤지컬-졸업반’이 한국에서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우선 영화 속 이야기가 한국적 상황과는 너무나 동떨어져 있어 감정이입에 큰 장애가 되고 영화 속 주인공들의 고민 역시 지나치게 미국적이다.

TV로 방영됐던 1·2편을 보지 않은 관객들에겐 이미 연인 관계로 발전한 농구부 주장 트로이(잭 애프론)와 예쁘고 공부 잘하는 여학생 가브리엘라(바네사 허친스)의 갈등 역시 좀 생뚱맞다.


10대를 주인공으로 한 청춘영화의 단골 메뉴인 꿈과 희망 그리고 사랑과 갈등이라는 소재도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

한편 ‘하이스쿨뮤지컬’은 오는 11월 서울 동숭동에 들어서는 대학로뮤지컬전용극장(가칭) 개관작으로 확정돼 곧 무대에서도 만날 수 있게 됐다.


지난 2007년 미국 애틀랜타에서 초연된 이후 북미 42개 도시에서 투어 공연을 가진 뮤지컬 ‘하이스쿨뮤지컬’은 TV영화로 제작된 1·2편의 주요 내용을 무대화한 작품으로 ‘오페라의 유령’의 설앤컴퍼니와 CJ엔터테인먼트가 공동 제작한다. 전체관람가. 19일 개봉.

/jsm64@fnnews.com 정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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