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 지망생들이 본 ‘MBC 신입사원’은?

엄민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3.11 08:25

수정 2014.11.07 01:02

▲ MBC 신입사원 홍보영상 캡쳐

“좋은 취지로 만든 것 같긴 한데 도대체 무슨 프로그램인지 이해가 잘 가지 않았어요”

아나운서 공개채용 프로그램인 ‘MBC 신입사원’에 대해 아나운서 지망생인 이성은씨(24·가명)는 이같이 말했다. 아나운서 채용 프로그램인지 예능 프로그램 인지 분간이 가지 않았다는 것.

지난 6일 첫 방송된 ‘MBC 신입사원’ 을 보는 아나운서 지망생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아나운서 지망생들을 위한 프로그램 이라기 보다는 단순히 흥미를 자극하기 위한 프로그램 같다는 목소리다.

‘MBC 신입사원’ 은 나이, 성별, 학력 등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아나운서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열린 채용’ 이라는 프로그램의 의도와 달리 정작 아나운서를 지망하는 사람들은 프로그램에 대한 불만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가장 많은 비판의 목소리는 채용을 가장한 예능 프로그램 이라는 것. 익명을 요구한 한 아나운서 지망생은 “매우 소수의 인원을 뽑기 위해 나머지 절실한 참가자들을 볼거리로 만든다는 사실이 매우 불쾌하다 ”며 “채용 보다는 흥미를 전제로 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본 프로그램 첫 방송에선 MBC 스타 아나운서들이 출연해 ‘장학퀴즈’, ‘명랑운동회’를 재현하는 등 예능 프로그램을 연상케 하는 코너들이 펼쳐졌다.

방송에 참여한 참가자들의 사생활이 침해된다는 점도 아나운서 지망생들이 비판하는 이유 중 하나였다. 아나운서 지망생 김지선씨(27·가명)는 “방송에서 탈락한 지원자들이 걱정이다” 며 “공개적으로 탈락한 지원자를 타 방송사에서 받아 줄지 의문이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현직 방송인들도 문제를 제기했다.
모 방송사의 아나운서 성명희씨(28·가명)는 “워낙 채용문이 좁은 아나운서 지망생들 입장에겐 거부하기 힘든 기회겠지만 공개적으로 탈락할 경우의 리스크가 클 것 같다” 고 말했다.

모 방송사의 김세원 PD(34·가명)는 “`채용을 위한 프로그램이라기 보다는 감동과 재미를 줄 수 있는 지원자`를 통해 볼거리를 제공하겠다는 PD의 기획의도가 엿보인다” 며 “아나운서 지망생들의 마음을 잘 이해해야 하는 `선배`아나운서들이 그 중심에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고 꼬집었다.


‘MBC 신입사원’은 MBC가 창사 50주년을 맞아 내놓은 특별기획 프로그램으로 최종 합격자는 2011년 MBC 아나운서국의 정식 직원으로 채용된다.

/umw@fnnews.com엄민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