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80년대..‘네모난원’ 6일 개봉

이지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12.02 16:13

수정 2012.12.02 16:13

아! 80년대..‘네모난원’ 6일 개봉


정의를 부르짖고 청춘을 화염병에 불사르던 그 때,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었나.

1980년대부터 90년대까지 생생했던 학생운동 시절을 그려내기 위한 영화 '네모난원'의 노력은 대단했다.

영화 '네모난원'은 한 남자의 일대기이자 한 시대의 격동기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 시절 젊은이들은 좋고 싫음보다 옳고 그른 것이 더 중요했다. 때문에 '우리'보다는 '나'를 먼저 생각하는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고집스럽고 정직해 보이는 청년과 그 친구들이 사회이념과 맞서 학생투사로, 방북인사로, 간첩으로, 안기부 요원으로, 인권운동가로 변해가는 과정은 우리네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들은 간절히 바라던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 대한 괴로움의 메시지를 전한다.


2012년은 대선의 열기로 뜨겁다. 대선과 맞물려 제작된 영화에서 감독은 대중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고 싶은 것일까. 과거는 현재를 만들고 현재는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 어쩌면 감독은 지금 우리가 선택하는 현재가 다가올 미래를 천국 혹은 지옥으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에 촛점을 맞추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탈북자 인권운동가 경민으로 변신한 배우 김종학의 연기는 편안하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겨준다. 조국애와 사랑 속에서 갈등하는 혁명투사 용호 역은 배우 정욱이 맡아 그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배우 안미나 역시 80년대 운동권에서 여간첩 수정으로 변신해 선굵은 연기를 보여 주었다.

영화는 대규모 세트장을 꿈도 꿀 수 없는 열악한 상황에서 제작됐다. 저예산 영화이지만 허름하고 촌스럽지 않다.
대신 옛 정취가 물씬 풍기는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하는 기분이 든다.

'네모난원'은 '러브' '실제상황' 같은 영화의 조감독을 거쳐 지난 2011년 '량강도 아이들'로 데뷔한 김성훈 감독의 작품. 그는 이번 영화에서 1980년대 젊은이들의 역동하는 시대상을 거침없이 보여 주면서 한층 더 성숙된 연출력을 선보였다.


영화 '네모난원'은 그 시절 펑펑 터지는 최루가스를 맡아봤던 이들, 그저 방관자로 구경했던 이들, 그 시절을 겪어보지 못한 이들에까지 현재의 고단함을 잠시 잊고 열정으로 가득했던 그 시절을 느낄 수 있게 해 줄 것으로 보인다. 15세 이상 관람가. 6일 개봉.

news100@fnnews.com 이지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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